“인간 포함 척추동물 수컷, 점차 암컷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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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포함한 척추동물의 수컷이 환경오염으로 점차 암컷화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7일 보도했다. 영국의 비영리기관인 켐트러스트가 세계 250여 개의 논문을 조사한 결과 환경호르몬과 같은 화학물질에 의해 광범위하게 수컷의 암컷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주의 로체스터 연구소는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의 수치가 높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남자 아기를 조사한 결과 성기가 작고 고환이 돌출되지 않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 아기들은 항문과 성기 사이의 거리도 짧았다. 네덜란드의 에라스뮈스대학 연구에서는 폴리염화비페닐(PCB)에 노출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남자 아이들이 인형이나 찻잔 세트를 갖고 놀기를 좋아했다. 캐나다·러시아·이탈리아 등의 화학물질 오염 지역에서는 여자 아기가 남자 아기보다 두 배 정도 많이 태어났다. 남성의 정자 수도 가파르게 줄고 있다. 세계 20개국의 조사 결과 지난 50년간 정자 수는 정액 1mL당 평균 1억5000개에서 6000개로 줄었다.

수컷이 암컷화되는 현상은 인간뿐 아니라 물고기 등 척추동물 전반에서도 넓게 나타났다. 올해 초 미국 플로리다대학 연구팀은 두꺼비 수컷 중 40%가 양쪽 성기를 모두 가진 자웅동체인 것을 확인했다. 영국 카디프대학 연구팀은 화학물질에 오염된 수컷 찌르레기가 암컷처럼 기교가 커지고 긴 노래를 부른다고 밝혔다. 알래스카에서는 수사슴의 3분의 2가 뿔이 제대로 자라지 않았다.

비영리단체인 ‘환경보건과학’의 피티 마이어 박사는 “정교하게 균형 잡힌 호르몬 체계에 우리는 10만 개의 화학물질을 뿌리고 있어 역사상 가장 빠른 진화 단계를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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