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민지 아이 이상, 만인 전쟁터 경성을 ‘낯선 말’로 묘사

    식민지 아이 이상, 만인 전쟁터 경성을 ‘낯선 말’로 묘사

    그의 유명한 소설 ‘날개’에서 잠에 취해 있던 주인공이 탈출을 감행한 곳은 최초의 거대 자동동력기계 기지였던 경성역과 최초의 백화점이었던 미츠코시 백화점 옥상이었다. 미츠코시 백화점은 동경 미츠코시 백화점의 모조품이었으며 조지야·미나카이·하라다 등의 백화점이 경성의 일본인 거주지 지역을 중심으로 세워졌다. 나는 아이들의 이 경악을 일제가 지은 근대 풍경의 폭력성을 넘어서, 이 위장된 모던 도시 풍경 속에 도취되고 열광하는 조선인들의 반응을 보며 느끼는 경악으로 읽는다.

    2024.04.27 00:22

  • [사설] 국제협력 속 첨단산업 일으키는 우주항공청 돼야

    대통령실은 지난 24일 우주항공청장에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를, 임무본부장에는 존 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부장을 임명했다. 존 리 본부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30년 가까이 NASA와 백악관 등에서 일한 우주산업 전문가다. 우주항공청의 성공은 우주항공청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

    2024.04.27 00:14

  • [선데이 칼럼] “이·조 보다 윤 대통령이 더 싫다”는 총선 민심

    [선데이 칼럼] “이·조 보다 윤 대통령이 더 싫다”는 총선 민심

    제1야당 대표는 대장동 등 여러 형사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법정을 들락거리는 처지고, 12석을 얻은 제2야당(조국혁신당)엔 형사 사건 피고·피의자가 즐비하다. 이 대표는 재판 받고 조국은 부인이 구속됐는데 윤 대통령은 뭐냐는 여론이 여당 응징 분위기로 퍼졌다"는 수도권 낙선자의 발언(총선 참패 원인 분석 토론회)은 핵심을 간파했다. 당의 방침과 거꾸로 했더니 당선됐다는 고백인데, 이는 윤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국정운영, 야당 심판을 총선 캠페인의 핵심 모토로 들고나온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총선 전략이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지고 비루한 것이었는지 말해준다.

    2024.04.27 00:12

  • [에디터 프리즘] ‘추적 60병’

    [에디터 프리즘] ‘추적 60병’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6.55%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한 달 새 배춧값이 36%나 뛰었고, 사과는 지난해 대비 136% 올랐습니다. 반면 한국갤럽은 26일 우리 국민의 경기 전망 비관론이 한 달 새 7%포인트 올라 55%가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2024.04.27 00:10

  • [ON 선데이] 롤러코스터 하마평과 시험 풍선

    [ON 선데이] 롤러코스터 하마평과 시험 풍선

    처음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소위 친윤계 인사들이었다. 국민의 반응을 사전에 알아보기 위해 정책이나 제안 사항을 언론에 슬쩍 흘리는 전략은 정치에서 드물지 않게 사용된다. 특정인에 대한 사면설이나 논란이 될 만한 인사 내지 정책을 언론에 슬쩍 흘리고 여론 분위기를 살피는 식이다.

    2024.04.27 00:08

  • [사진의 기억] 빛으로, 삶 속의 빛을 찾아

    [사진의 기억] 빛으로, 삶 속의 빛을 찾아

    처음에 어둡고 고달파만 보이던 미얀마 인들의 삶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저마다의 삶은 형태가 어떻든 간에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는 것을 미얀마 인들의 일상과 노동의 풍경에서 보게 된 것이다. 그가 미얀마 사람들의 삶 속의 빛을, 빛의 소산인 사진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하는 이유다.

    2024.04.27 00:06

  • [금주의 키워드] 유류분

    [금주의 키워드] 유류분

    유류분은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에 따라 상속인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상속 비율을 말한다. 헌법재판소가 이런 유류분 제도 개정에 나섰다. 다만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지적에도 유류분 제도 자체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2024.04.27 00:04

  • [네이티브 잉글리시] ‘health’와 다른 의미 ‘헬스’

    [네이티브 잉글리시] ‘health’와 다른 의미 ‘헬스’

    한국어로 건강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health’를 한국어로 그대로 표기하면 ‘헬스’인데, 영어 단어와 발음은 같지만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한국어로 ‘헬스’는 일반적으로 헬스장 또는 헬스장에서 하는 신체적 운동과 관련된 의미로 쓰인다. 헬스장 또는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을 영어로 표현할 때 ‘health’를 쓰지 않는다.

    2024.04.27 00:02

  • [중앙SUNDAY 카툰] 뛰는 양파, 나는 양배추
  • [시(詩)와 사색] 짝사랑

    반딧불이는 맑은 물이 흐르는 깊은 골짜기를 터전으로 살아갑니다. 반딧불이의 한살이는 길고도 짧습니다. 번데기일 때도 애벌레일 때도 심지어 알에서도 반딧불이는 특유의 빛을 번득입니다.

    2024.04.27 00:01

  • 드론으로 내려다보듯 입체적 작전, 백전불패 신화 이뤄

    드론으로 내려다보듯 입체적 작전, 백전불패 신화 이뤄

    조선 수군은 1592년 5월 7일 옥포해전에서의 승리를 시작으로 그해 6월 7일 율포해전까지 모두 일곱 차례 해전에서 일본수군에 완승을 거두었다. 이에 일본 수군은 전선 73척을 동원해 조선 수군과의 결전을 시도했다. 이 해전에서 일본 수군은 전선과 병사 모두 심각한 피해를 입은 반면 조선 수군은 단 1척도 잃지 않았다.

    2024.04.20 00:41

  • [사설] 정부 첫 증원 축소 발표, 의사들도 협상 응해야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당초 발표한 2000명에서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어제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뒤 브리핑을 통해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2025학년도에 한해 의대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이 증원분의 50~100% 안에서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6개 거점 지방 국립대 총장들은 18일 의대 증원 규모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2024.04.20 00:14

  • [선데이 칼럼] 비스마르크와 폼페이오

    [선데이 칼럼] 비스마르크와 폼페이오

    프로이센의 수상으로서 당시 유럽 강대국들의 견제를 무릅쓰고 독일 통일을 이룬 ‘쇠와 피의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가 독일 외교부에서 사라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시기 미국의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무장관의 두 요직 책임자였던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다. 이것은 폼페이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부정적 내지 비판적으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에 관하여,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자신에 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를 시사해 준다.

    2024.04.20 00:12

  • [에디터 프리즘] 약으로 만든 몸

    [에디터 프리즘] 약으로 만든 몸

    체육회 실무자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일반부 보디빌딩 선수가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됐다. 2018년 체육회에서 의결한 보디빌딩 종목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 참다못한 체육회는 2018년 1월, 향후 체전 보디빌딩 도핑 적발 시 단계별 제재 조치를 의결했다.

    2024.04.20 00:10

  • [ON 선데이] 육아휴직만으로 해법이 될까

    [ON 선데이] 육아휴직만으로 해법이 될까

    아무리 총선이 공약으로 겨루는 것이 아니라 해도, 이것저것 해주겠다는 것이 난무하는 공약집들 속에서 비전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찾기는 어려웠다. 저출산 현상은 생활양식의 표준이 대한민국 사회 변화의 큰 흐름을 타면서 바뀐 결과다. 저출산 현상이 애초에 현재 시점에 드러난 단면으로 판단하고 쉽사리 방향을 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2024.04.20 00:08

  • [사진의 기억] 새마을운동

    [사진의 기억] 새마을운동

    새마을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내 고향도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던 그 시절, 오늘 본 그곳은 어제 봤던 그것이 아니었다. 지붕 개량, 농로와 마을 길 확장, 하천 정비 등 날마다 마을 사람 수십 명이 모여 삽질하고 흙과 돌멩이를 실어 나르느라 온종일 분주했다. 둥근 초가지붕이 각진 슬레이트 지붕으로, 구불구불한 마을 길이 반듯한 지름길로, 곡선이 직선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둥글둥글한 마음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일까.

    2024.04.20 00:06

  • [금주의 키워드] 반감기

    [금주의 키워드] 반감기

    비트코인 채굴자가 비트코인 블록을 생성하면 보상으로 지금까지는 6.25비트코인을 받았지만, 이제는 3.125비트코인으로 반토막 난다. 18일 기준 비트코인 블록 생성 속도를 감안하면 네 번째 반감기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20일 새벽이다. 첫 번째 반감기 때는 12달러였던 비트코인이 1100달러까지 상승했고, 두 번째 반감기 이후엔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불러왔다.

    2024.04.20 00:04

  • [나리카와 아야의 시사일본어] 횹사마

    [나리카와 아야의 시사일본어] 횹사마

    그는 지난 1~3월에 일본 TBS가 방영한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에서 여주인공 유리(니카이도 후미)와 사랑에 빠지는 한국 유학생 ‘태오’를 연기했다. 방송에서도 태오의 마음 소리를 일본어 자막 없이 한국어로만 표현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유리의 답답한 마음을 공유하게 만들었다. 현재 방영 중인 MBN 프로그램 ‘한·일 가왕전’에서는 한국 가수가 일본어로, 일본 가수는 한국어로 노래하고 서로 경쟁하면서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24.04.20 00:02

  • 2000년 손자병법 DNA 가진 나라, 정보굴기로 세계패권 꿈

    2000년 손자병법 DNA 가진 나라, 정보굴기로 세계패권 꿈

    이란 혁명 예측 실패 후 국가안전부 창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공세적 정보활동에 대한 대응에 분주하다. 2023년 10월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정보수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모여 중국의 정보전 위협을 이례적으로 공개 경고했다. 이처럼 현대 중국의 국가정보는 소련으로부터 수입한 혁명 정보전이 중요한 토대가 됐다.

    2024.04.20 00:01

  • [중앙SUNDAY 카툰] 돌직진
  • [시(詩)와 사색] 아침 샛강

    샛강은 큰 강의 본류에서 갈라져 나온 작은 강을 말합니다. 물론 낙동강이든 금강이든 영산강이든 섬진강이든 다른 큰 강도 수많은 샛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만의 시간을 모두 보낸 샛강은 다시 큰 강의 본류와 합류해 결국 바다에 이르고요.

    2024.04.20 00:01

  • 연해주 독립운동 대부…그의 집에서 안중근 단지동맹 맺어

    연해주 독립운동 대부…그의 집에서 안중근 단지동맹 맺어

    1863년 이래 두만강 건너 한인 이주가 계속되면서 집단거주지 ‘한인촌’이 세워졌고, 1910년 전후로는 애국지사의 망명과 이주가 줄을 이으면서 만주와 함께 조직적인 항일운동의 거점이 됐다. 난로 뜻하는 ‘최 페치카’ 애칭 얻기도 1860년 함경도 북단의 경원에서 가난한 농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선생은 9살에 가족과 함께 연해주로 이주, 한인들이 세운 지신허(地新墟)마을에 정착했다. 작년 순국 103년 만에 부인과 현충원 안장 러시아혁명 후 1918년 일본은 시베리아 출정을 단행했고, 1920년 4월 일본인 학살을 빌미로 러시아 적위군과 블라디보스토크의 한인촌, 우수리스크 등지의 수백 명 한인들을 습격해 대대적인 체포·고문·학살을 자행했으니 바로 ‘4월 참변’이다.

    2024.04.13 01:04

  • 긴 머리 싹둑 자른 '모단걸' 여성해방 신호탄 쏘아 올리다

    긴 머리 싹둑 자른 '모단걸' 여성해방 신호탄 쏘아 올리다

    염상섭 등 당대 남성 지식인들 혹평 머리를 자르는 행위가 사회적 의미를 크게 지니는 경우도 있다. 강향란은 한남권번 기생 출신 여학생으로 1922년 6월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나타나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웬일인지 서로 아지 못한 위대한 이상과 욕망이나 이룬 듯이 무조건 기뻤습니다".(허정숙, 나의 단발과 단발 전후, 『신여성』, 1925년 10월호) 1920년대 여성이 단발을 한다는 것은 전례 없는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는 행위였다.

    2024.04.13 01:01

  • [사설] 선거로 쌓인 경제·정책 불확실성 해소 나서야

    선거 민심을 확인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하나같이 ‘민생’을 얘기했다. 선거개입이라는 야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24차례나 민생토론회를 열고 유권자 귀에 착 감기는 토건 정책을 쏟아냈다. 부처 입장에서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지만 이를 합리적으로 다듬고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며 부작용을 줄이는 것 역시 경제 관료가 마땅히 할 일이다.

    2024.04.13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