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유류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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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7호 29면

금주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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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가수 고(故) 구하라씨가 세상을 떠났을 때 20년 넘게 연락을 끊었던 어머니가 돌연 유산을 나눠 달라며 나타났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지만 법은 비정한 어머니의 손을 들어줬다. 유류분 제도 때문이다. 유류분은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에 따라 상속인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상속 비율을 말한다.

헌법재판소가 이런 유류분 제도 개정에 나섰다. 지난 25일 헌재는 패륜 가족까지 상속권을 인정해 주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법 개정을 요구했다. 또 고인의 뜻에 상관없이 형제자매에 상속분을 주는 것에는 위헌 결정을 내렸다. 반대로 예외 조항도 요구했다. 고인을 오래 돌봤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가족은 더 많은 유산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지적에도 유류분 제도 자체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유류분 제도가 도입된 건 1977년.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했던 시절, 아들이 재산을 독점하지 못하게 고루 분배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사회가 변했다. 법조계는 변화한 국민 정서를 반영한 개정으로 해석한다. ‘왜 이제야’라는 한탄도 적잖다. 47년 만의 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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