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내홍 거세진 민주당, 리더십 쇄신만이 해법

    그동안 이 대표는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며 무죄를 주장해 왔지만, 구속될 경우 당 대표직에 눌러앉을 명분이 사라진다.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곧바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한 데 이어 당 대표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1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는 데에는 이 대표가 ‘피의자’인 것도 큰 이유다.

    2023.09.23 00:10

  • [선데이 칼럼] ‘잃어버린 30년’ 겪은 일본, 따라가는 중국

    [선데이 칼럼] ‘잃어버린 30년’ 겪은 일본, 따라가는 중국

    코로나 사태를 지난 2020년 이후 세계 경제 25%를 점한 미국에 18%의 중국이 추격하는 모양새였는데, 이제 또 다른 전환점을 예고하는 중국경제의 구조적 저성장이 새로운 글로벌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이후 지정학적 갈등 고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산업 대전환 가속화 등 대외변수가 오래 누적된 내부 구조적 문제와 겹치면서 중국 상황은 급변했다. 고성장 시대로의 회귀는 물 건너갔고 구조적 장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2030년께에는 중국 GDP 규모가 미국을 넘어서리라는 예상도 자취를 감췄다.

    2023.09.23 00:08

  • [리더스 프리즘] 가을의 명령

    [리더스 프리즘] 가을의 명령

    그렇다 해서 모든 생명체의 삶이 과연 비극이기만 한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그러는데 이것 또한 노력하자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그만큼 수확의 일이 바쁘고 힘들다는 얘긴데 그런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삼다니, 이거야말로 억지 춘향이 노릇 아니겠는가.

    2023.09.23 00:06

  • [사진의 기억] 구름 타고 하늘로 떠나는 날

    [사진의 기억] 구름 타고 하늘로 떠나는 날

    하얀 상복을 입은 상여꾼들이 메기는 구슬픈 소리는 죽은 자보다 산 자가 들어야 할 노래 같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직결된다. 하얀 구름과 하얀 상복과 하얀 꽃상여가 하늘로 가는 길을 하얗게 밝혀주는 것 같았다.

    2023.09.23 00:04

  • [신경진의 민감(敏感) 중국어] 네이쥐안

    [신경진의 민감(敏感) 중국어] 네이쥐안

    이달 초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참석하지 않았다. 인도계 석학 프레신짓트 두아라가 20세기 전반 중국 만주지역 농촌의 국가와 사회, 문화 현상을 ‘인볼루션’ 개념으로 설명했다. 중국에서 네이쥐안은 개인과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경쟁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현상을 말하는 용어로 쓰인다.

    2023.09.23 00:02

  • [시(詩)와 사색] 층계참

    층계참은 계단과 계단 사이에 있는 비교적 넓은 곳을 일컫는 말입니다.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숨을 고르고 걸음을 쉬기도 합니다. 하지만 계단을 오르는 일이든 삶의 목표에 이르는 일이든 이러한 참은 필요합니다.

    2023.09.23 00:01

  • [사설]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 이젠 고칠 때 됐다

    대통령실은 자동차세 등 배기량 중심의 자동차 재산기준 개선을 지난달 국민 참여 토론에 부쳤다. 재산세와 환경세 성격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자동차세 개편의 여론 수렴 창구로 국민 참여 토론이 적절했는지 대통령실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민 참여 토론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한 이들의 상당수는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꺼리는 전기차 보유자일 가능성이 크다.

    2023.09.16 00:10

  • [선데이 칼럼] ‘젠 AI’ 혁명 이끌 아웃라이어와 글로벌 혁신 자본

    [선데이 칼럼] ‘젠 AI’ 혁명 이끌 아웃라이어와 글로벌 혁신 자본

    그는 오픈 AI CEO로서 챗GPT가 세계적 관심을 끌도록 개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를 파트너로 끌어들여 오픈 AI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과 자금 문제를 해결했다. 젠 AI 스타트업의 투자 규모가 큰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100명 정도인 젠 AI 핵심인재의 유치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LLM 모델을 학습하기 위한 컴퓨팅 비용이 벤처 펀딩의 50~80%에 이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젠 AI 경쟁 때문에 돈이 있어도 NVIDIA GPU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NVIDIA는 젠 AI 스타트업이 끌어들이고 싶은 전략적 투자자다.

    2023.09.16 00:08

  • [에디터 프리즘] 클린스만 감독, 분발하세요

    [에디터 프리즘] 클린스만 감독, 분발하세요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인 클린스만은 지난 3월 한국 대표팀을 맡은 뒤 안방 네 경기에서 2무2패를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67일만 국내에 머물러 ‘재택 근무’라는 입길에 올랐다. 주로 미국 자택에 머무르며 유럽축구 관련 인터뷰를 하거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식에 참석하는 등 ‘한국 대표팀 감독’과는 무관한 행보를 보였다.

    2023.09.16 00:06

  • [사진의 기억] 사진의 선한 영향력

    [사진의 기억] 사진의 선한 영향력

    지나간 시절이 남긴 생채기이거나 아직도 흘리고 있는 누액처럼 보이는 그것들은, 태백에 사는 사진가 박노철의 시선을 아프게 했다. 오늘 태백의 자연이 자연스러울 수 있게 된 시작점에, 박노철의 사진 시리즈 ‘폐광, 흔적에 길을 묻다’가 있는 것이다. 사진의 선한 영향력을 이야기할 때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애타는 눈으로 혼자 사진기를 들고 폐광터를 돌아다닌 한 사진가와 그가 남긴 저 ‘에메랄드빛 실개천’이 떠오른다.

    2023.09.16 00:04

  • [네이티브 잉글리시] 특정 임산부 한 명을 위한 자리

    [네이티브 잉글리시] 특정 임산부 한 명을 위한 자리

    ‘Seat for a pregnant woman’은 지금은 특정 임산부가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임산부가 오면 그 자리는 그 임산부 전용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부정관사 the는 그 상황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특정 사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며, 임산부와 같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데는 사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기장에서 봐요(I‘ll see you at the game)" 또는 "선생님께서 언제 오실지 아세요(Do you know when the teacher will get here)?"라는 문장에서는 대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어떤 game과 teacher를 지칭하는지 알고 있는 상황이다.

    2023.09.16 00:02

  • [시(詩)와 사색] 가을 드들강

    그래, 가끔은 강물도 흔들리는 어깨를 . 시인은 이것을 두고 "그래, 가끔은 강물도 흔들리는 어깨를 보일 때가 있지"라고 말하며 강이 울고 있다고 합니다. 소리 내어 엉엉 우는 울음이 아닌 꾹꾹 슬픔을 누르고 삼키는 울음.

    2023.09.16 00:01

  • [사설] 중국 반도체 굴기와 한국의 딜레마

    [사설] 중국 반도체 굴기와 한국의 딜레마

    "미국의 기술 통제가 당초 의도와 반대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는다면, 반도체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빨라지면 우리가 설 땅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2023.09.09 00:10

  • [선데이 칼럼] 중도층 하기에 달린 역사전쟁

    [선데이 칼럼] 중도층 하기에 달린 역사전쟁

    육사에 설치된 홍 장군의 흉상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계획이 실제로 이행되는 그 순간 또 한 번 거대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홍범도 장군 흉상을 2018년 육사에 설치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전 중단 요구 문제로 다투다 급기야 한국사 일타강사의 정치 성향에 대한 공격으로까지 번진 흉상 정쟁은 지금 한국의 민낯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다.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달 28∼30일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국정운영 긍정평가)은 59%로 2주 전 조사보다 5%포인트 내렸다.

    2023.09.09 00:08

  • [에디터 프리즘] 뜨거운 감자 연금개혁

    [에디터 프리즘] 뜨거운 감자 연금개혁

    문제는 올해 2200만 명인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2060년이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면 90년 이후 출생자들이 소득의 30%를 보험료로 내거나, 90년 이전 태어난 수급자들이 연금을 기존의 3분의 1만 받아야 한다. 베이비부머는 "우리가 평생 부은 돈으로 우리가 연금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그 이후 태어난 세대는 "평생 보험료를 내도 연금 한 푼 못 받을 수 있다"고 분개한다.

    2023.09.09 00:06

  • [사진의 기억] 장돌뱅이와 완행열차

    [사진의 기억] 장돌뱅이와 완행열차

    가을볕이 따가운 장터에서 하루종일 땀을 흘린 장돌뱅이 할아버지의 어깨에 멘 짐이 가벼우면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도 덩달아 가볍다. 기차표를 망건에 꽂은 할아버지가 역에 들어서자 때맞추어 할아버지를 집으로 데려다줄 호남선 완행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늘 떠나고 돌아오는 장꾼의 삶처럼 완행열차도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또한 크든 작든 장이 서는 곳마다 빼놓지 않고 찾아다니는 장꾼처럼 아무리 작은 역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2023.09.09 00:04

  • [최인한의 시사일본어] 야미바이토

    [최인한의 시사일본어] 야미바이토

    우리 말로 ‘어둠의 아르바이트’ 또는 ‘불법 아르바이트’로 번역되는 야미바이토는 범죄 행위를 대행하는 아르바이트를 지칭한다. 이번에 경찰청이 공개한 사례집에는 특수 사기나 강도 등을 실행하는 ‘야미바이토’의 실태와 위험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범죄단체는 은닉성이 높은 통신 앱 ‘텔레그램’이나 ‘시그널’을 이용하며,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한 등록 정보가 필요하다"고 개인 정보를 요구한다.

    2023.09.09 00:02

  • [시(詩)와 사색] 그대에게

    나는 아직 한 번도 빛에 이르지 못한 내 안의 깊은 어둠 속 꽃 한 송이를 떠올려 봅니다. 세상의 꿈이란 꿈 다 꾸어도 그 꽃 한 송이 이 강가에 살지 못하고, 오늘도 내 안의 어둠을 서성일 뿐입니다. 달빛 젖은 하늘에 별들이 촘촘해지면서 나는 아직도 이 어둠을 떠도는 다하지 못한 빛들의 쓸쓸함을 봅니다.

    2023.09.09 00:01

  • [사설] 합계출산율 0.7…국가소멸 위기의 대한민국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1년 전보다 0.05명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과학기술여성인재 활용 확대 국회포럼’이 열렸다.

    2023.09.02 00:10

  • [선데이 칼럼] 광복절에 생각난 두 어린이

    [선데이 칼럼] 광복절에 생각난 두 어린이

    그분의 말씀은 북한의 지방을 여행하던 중 우연히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 하나를 들여다보았는데 깨어진 창틀에 유리창 대신으로 창문을 돌려막은 그림 두 장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분은 그 그림 두 장을 나에게 주시면서 이것을 복원해서 가지고 있다가 언젠가 정세가 허락하면 이 그림에 얽힌 사연들을 알아보라고 부탁했다. 복원된 그림 두 장은 아직도 갖고 있는데 하나는 농민혁명의 한 장면(그림) 같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내기를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젊은 처녀를 그린 것이다.

    2023.09.02 00:08

  • [리더스 프리즘] ‘처리수’와 ‘풍평피해’

    [리더스 프리즘] ‘처리수’와 ‘풍평피해’

    한국에 사는 일본인 입장에서 한국 신문에 후쿠시마원전 ‘처리수’ 방류 문제에 대해 글을 쓰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한국에서는 연일 ‘처리수’ 방류 관련 뉴스를 보는데 일본에서는 뉴스에도 별로 안 나오고 대부분 사람이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일본에서 ‘처리수’ 방류에 대한 보도가 적었던 것도 방류 반대의 목소리가 작은 것도 ‘풍평피해’를 의식해서가 아닐까 싶다.

    2023.09.02 00:06

  • [사진의 기억] 그 걸음, 더 멀리 널리

    [사진의 기억] 그 걸음, 더 멀리 널리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어느 날, 필름도 아니고 한 번에 수십 컷을 연속 촬영할 수 있는 디지털은 더더욱 아니고, 유리로 된 건판 한 장을 갈아 끼워야 한 컷을 찍을 수 있는 사진기였다. 그는 사진을 찍던 순간에, 100년 후 미래 세대의 누군가가 이 사진을 보고 가슴 뛰어하는 장면을 상상했을까? 손바닥 크기의 작은 밀착 사진들을 전시와 책 제작이 가능한 상태로 바꾸는 초유의 디지털복원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한 장의 사진에서 비롯되는 것을. 사진 속에서 언제고 논길의 처녀가 걷고 있듯이, 우리 사진사에 큰 족적을 남긴 무허의 걸음이 널리 멀리 이어져가기를.

    2023.09.02 00:04

  • [신경진의 민감(敏感) 중국어] 바이서우타오

    [신경진의 민감(敏感) 중국어] 바이서우타오

    "2019년 홍콩 ‘범죄인 송환법’ 개정의 풍파 속에서 미국 중앙정보부(CIA)의 ‘바이서우타오(白手套·흰 장갑)’인 전미민주주의기금(NED)이 반중(反中) 분자에게 자금을 원조하는 등 홍콩에서 ‘색깔 혁명’을 기도했다". 경매장이나 호텔, 고급 레스토랑의 직원이 손에 깨끗한 흰 장갑을 끼고 서비스하는 데에서 착안했다. 흰 장갑을 끼고 나무망치를 든 채 경매 물품을 중개하는 경매사를 바이서우타오로 불렀다.

    2023.09.02 00:02

  • [시(詩)와 사색] 밤눈

    여름 끝에서 가장 멀리 있는 시기는 가을, 겨울, 봄 지나 다시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일 것입니다. 『겨울 나그네』 등을 쓴 고 최인호 작가는 고등학교 졸업 전날 이 시를 썼다고 합니다. 다시 새로운 가을, 우리가 함께 보낸 여름은 이미 가장 먼 과거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2023.09.02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