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아이가 말 못한다? 그럼 “아빠 바지” 말해보라

  • 카드 발행 일시2024.05.28

언어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매개체이자 인지 발달의 도구입니다. 어렸을 때 말을 잘 못하면 친구들과 노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의사소통이 잘 안되니까 놀이에 참여하기 쉽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면 사회성 발달도 더딜 수밖에 없죠. 또 언어 능력은 문해력·학습능력과도 연결됩니다. 모든 학습은 말하기·듣기·읽기·쓰기 같은 언어를 토대로 이뤄지니까요. 결국 언어 능력이 아이의 사회성·인지·정서·학습 등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영·유아를 키우는 양육자들이 아이의 언어 능력에 관심 갖는 건 그래서죠.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언어 발달에 문제 있는 아이가 많아졌습니다.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앞으로 8주간 장재진 솔언어청각연구소장과 함께 ‘엄마 치료사의 언어 클리닉’ 칼럼을 진행합니다. 장 소장은 언어치료사이자 청능사(聽能士·청각 장애인의 듣기 능력 평가, 재활·훈련 등을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대학교 1학년 아들과 고등학교 1학년 딸을 키우는 양육자기도 하죠. 장 소장의 첫째 아들은 10개월 때 청각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장 소장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언어치료사가 된 이유죠. 언어 때문에 힘들어하는 양육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장 소장이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 언어 발달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1화에서는 30개월이 지나도록 말이 트이지 않은 아이의 양육자의 고민을 토대로 언어 능력의 의미와 중요성을 살펴봅니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30개월 딸을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딸은 보통 말이 빠르다고 해서 별 걱정 안 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아이가 엄마·아빠 외에 ‘물’ ‘사과’처럼 의미 있는 단어를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원하는 게 있으면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합니다. 주변에서 ‘그러다 갑자기 말이 트인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조바심 나는 게 사실입니다. 얼마 전 아픈 이모님 대신 아이를 하원시키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래 아이가 자신의 엄마한테 “엄마가 뭔데 나한테 그렇게 말해? 나 정말 속상해”라고 말하는 걸 봤거든요. 우리 애는 아직 단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데, 자신의 감정까지 표현하는 아이를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줘야 할까요? 지금이라도 언어치료를 시작하는 게 맞을까요?”

얼마 전 저를 찾아온 양육자의 사연입니다. 이분이 아니더라도 ‘언제까지 아이를 기다려줘야 하느냐’는 단골 질문입니다. 또래보다 언어 발달이 더딘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판단하기 어려운 거죠. 단순히 조금 늦을 뿐이라면 언어치료까지 받아야 하나 싶은데,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치료 시기를 놓칠까 봐 불안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