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급발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멀고 먼 ‘강릉 급발진’ 판정 … 우린 언제 미친 질주 공포에서 해방될까요?

강릉 급발진 사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급가속 교통사고입니다. SUV 차량(KG모빌리티 티볼리)이 미친 듯이 도로를 질주하다 도로 턱을 넘으며 공중으로 잠시 날아오른 뒤 추락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생생히 기록돼 많은 사람이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으로 추정하는 건입니다. JTBC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프로그램을 통해 그 장면을 포함한 관련 영상들이 전해져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고 이게 왜 안 돼. 엄마 이게 안 돼. 도현아 도현아 도현아.”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에 담긴 운전자의 다급한 목소리입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데도 차의 속도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현’은 뒷좌석에 타고 있던 운전자의 손자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2022년 12월 6일, 당시 11세였던 손자 도현군은 숨졌습니다. 68세의 할머니 운전자는 중상을 입었으나 구사일생으로 생존했고요.

이 사건에는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으로 볼 만한 단서가 많습니다. 600m 이상의 ‘미친 듯한 질주’의 과정이 도로 CCTV와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에 영상으로 기록됐습니다. 운전자의 말도 녹음이 됐고요.

사고 원인은 둘 중 하나입니다. 차량의 전자 제어장치에 문제가 생겨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는데도 많은 양의 연료 분사가 이뤄졌거나,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인해 계속 밟았거나.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후자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의견을 냈습니다.

제가 지난해 한문철 변호사를 만나 국과수의 감정 결과에 관해 물었습니다. 한 변호사는 “EDR 정보로는 운전자가 실제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를 알 수 없다. 엔진으로 들어가는 연료의 양을 근거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추정할 뿐이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