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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저축은행도 이정배에게 1200억 물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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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토마토저축은행 신현규(60·구속기소) 회장은 2008년 부산양풍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차명으로 600억원의 대출이 이뤄진 사실을 발견했다.

 신 회장은 대출금 회수에 나섰지만, 대출을 받아간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를 만난 뒤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 전 대표는 “개발이익만 1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이라며 신 회장을 설득했다. 큰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신 회장은 이미 대출한 600억원에 추가로 600억원을 더 빌려줬다.

 파이시티의 비자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파이시티 법정관리 관계자는 26일 “파이시티가 토마토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1200억원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밝혔다. 이미 채권단은 지난해 5월 “지출 내역이 불분명한 재산규모가 929억원에 달한다”며 이 전 대표 등 파이시티 전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여기에 토마토저축은행의 대출금 1200억원을 더하면 의심스러운 자금은 2000억원대로 늘어난다.

 새로 드러난 1200억원에 대해 법정관리인 측은 파이시티가 저축은행의 ‘동일인·동일차주 신용공여한도 제한’을 피하기 위해 2008년 12월~2010년 10월 대출인을 여러 명으로 쪼개 대출받은 자금으로 보고 있다.

 이 대출 건은 금감원에 의해 대검 중수부 산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에 수사 의뢰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파이시티 법정관리인 측은 “공식 회계처리 없이 대출돼 금감원이 파이시티 측을 불법 대출 의심 차주(借主)로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토마토저축은행 측은 지난해 9월 영업정지 이후 미회수 대출금을 찾아내기 위해 법원에 회생채권 신고를 하려 했다. 그러나 대출된 1200억원 가운데 회계장부상 파이시티로 들어간 돈은 소액에 불과해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가 실제 로비에 쓴 자금도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동현·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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