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세계 스마트폰 1위 애플, 삼성 "중저가 라인업 늘려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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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4분기 왕좌는 애플에 내줬다. 삼성전자는 올해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해 애플과의 격차를 벌여간다는 전략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9%로 1위를 지켰다. 애플은 점유율 15%로 2위에 올랐다. 2019년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 격차가 7%포인트였는데, 1년만에 4%포인트로 줄었다.

지난해 스마트폰 1위는 삼성, 4분기는 애플·샤오미 약진

4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역전 당해 2위로 내려앉았다. IDC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 출시 효과와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를 회복했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8746만대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이 17%에 그쳤다. 출하량은 6357만대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화웨이의 부진과 샤오미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미국의 제재를 받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3234만대였다. 같은 기간 글로벌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 3억7403만대 중 화웨이 비중은 8%에 그쳤다.

대신 샤오미의 스마트폰 4분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31% 늘어난 4333만대를 기록하며 화웨이의 빈자리를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IDC는 샤오미가 화웨이 부진에 대한 반사수혜를 입어 올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오미, 인도·러시아 신흥시장서 삼성전자 위협

샤오미는 인도와 러시아 등 스마트폰 신흥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4분기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지만, 온라인 스마트폰 시장에선 샤오미(31%)가 삼성전자(27%)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샤오미가 1위(41%), 삼성전자 2위(21%)였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샤오미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올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의 5G 스마트폰 미10라이트. [사진 샤오미]

샤오미의 5G 스마트폰 미10라이트. [사진 샤오미]

삼성, 중저가 라인업 보강…애플·샤오미 추격 차단 

최근 출시된 갤럭시A12는 20만원대 가격임에도 6.5인치 인피니티-V디스플레이에 쿼드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달에는 갤럭시A32를 시작으로 갤럭시A52, 갤럭시A72 등 중저가 5G 스마트폰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오는 22일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F62을 내놓는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엑시노스 9825를 탑재했고, 배터리 용량은 7000밀리암페어시(㎃h)로, 아이폰12 배터리용량(2815㎃h)의 두배가 넘는다. 높은 성능에도 가격은 30만원대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러시아 등 신흥시장이야말로 스마트폰 출하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면서 "고성능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제품이 인기를 끄는만큼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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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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