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 부장도 포기한 소심男…LG 최연소 사장 된 비결

  • 카드 발행 일시2024.05.15

내향인은 크게 성장하지 못한다는 선입견, 깨고 싶었어요. 

35년간 LG에 몸담았던 조준호 전 대표. ‘최연소,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서른다섯 나이에 이미 임원(상무보)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는 내향인이자 개인주의자입니다. 사람들과 오래 어울리지 못해 “직장인보다 교수가 맞지 않겠냐”는 우려를 들었을 정도죠. 그는 처세 대신 성과로 승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연구했어요.

연구 끝에 얻은 그만의 무기는 두 가지입니다. ‘일의 전제를 바꾸는 접근법’ ‘성과를 눈에 보이게 정리하기’. 내향인 개인주의자이자 회사원으로, 그가 쌓아온 회사 생활 노하우를 물었습니다.

💬목차

🔹내향성, ‘소극적’의 동의어 아냐
🔹한 달에 한 번 ‘내 성과’ 정리하라
🔹‘기회’는 내 경험과 성과를 따라온다

"내향적이긴 했지만 소극적이진 않았어요." 사진 폴인, 송승훈

"내향적이긴 했지만 소극적이진 않았어요." 사진 폴인, 송승훈

내향성, ‘소극적’ 동의어 아냐

어릴 때부터 내향적이었다고요.

대학 때 MT를 못 갔어요. 집에서는 방에 들어가서 잘 안 나왔죠. 친구들하고도 오래 어울리지를 못했습니다. 낮에 지내는 건 그럭저럭 괜찮은데, 밤까지 있는 건 힘들었어요. 피곤함이 몰려오면 어디라도 혼자 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요(웃음).

이런 성향을 제 친구들도 알았습니다. “너는 왜 그렇게 잘 어울리지를 못해”라는 소리도 자주 들었어요. 그런 제가 직장을 다닌다고 하니 가족들이 걱정부터 하더군요. “네 성격엔 교수 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면서요.

걱정이 무색하게 초고속, 최연소로 사장이 됐습니다.

승진할 때마다 ‘초고속,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어요. 겉보기에는 순탄하게 승승장구한 것 같지만, 쉬웠다고는 생각하지 마세요(웃음). 승진 직전마다 늘 어려운 과제를 맡아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크게 번아웃을 겪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요.

내향적이기는 했지만, 소극적이진 않았어요.
둘은 또 다르다고 봅니다. 서른다섯에 임원(상무보)이 된 후 처음으로 심리 검사를 받아봤는데, 제 공격성이 상위 3% 이내라고 하더군요. 깜짝 놀랐어요. 검사해 주시는 분이 공격성이 사람을 향하면 주변을 힘들게 하고, 자신을 향하면 우울증이 된대요. “그런데 당신은 다행히 일로 간 것 같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