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암표 823m의 비밀…3㎞ 거리 140만원 왔다갔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4.17

티켓을 구합니다. 나는 티켓이 필요합니다.

메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앞 워싱턴 로드에는 이런 푯말들이 걸려 있다. 티켓을 구한다고 써 있지만 암표상이다. 매년 마스터스를 앞두고 나오는 외신 보도에 의하면 대회 암표는 한 장에 수천 달러다. 이렇게 비싼 표를 사는 사람이 정말 그렇게 많을까 궁금하던 차에 티켓 없이 미국에 가서 암표로 대회를 보려는 지인 A가 있었다. 그래서 A를 따라 암표의 세계로 가 봤다.

마스터스 위크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다. 대회는 목요일부터지만 월·화·수요일 연습라운드 티켓도 판다. 사전 답사를 위해 전주 일요일 오후 암표상의 거리인 워싱턴 로드를 둘러봤다. 벌써 암표상이 있었다.

워싱턴 로드 쿡아웃 레스토랑 주차장에 자리 잡은 토드 쿠퍼는 “오늘 티켓도 있다”고 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선 대회 전주 일요일 드라이브, 칩 & 퍼트 챔피언십이 열린다. 어린이들이 칩샷과 퍼트·드라이브샷만 하는 작은 이벤트인데 관중을 들이는 건 처음 알았다. 토드는 그 티켓을 200달러 불렀다.

공식 마스터스 대회는 아니지만 골프의 성스러운 땅 오거스타 내셔널을 그 가격에 들어간다면 괜찮은 거래다. 그래도 달라는 돈을 다 줄 수는 없었다. 150달러로 깎았다.

티켓을 가지고 기분 좋게 골프장으로 간 A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기 당했다”는 것이다. A는 “골프장에서 정오 이후에는 입장시키지 않는다고 하더라. 티켓이 있으니 들여보내 달라고 사정해봤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그래서 환불 받으려고 돌아가 봤더니 암표상은 도망가고 없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