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 멈추고 죽 먹은 그때…싯다르타는 ‘배신자’ 됐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5.22
“삶이 고통의 바다”라고 여기는 우리에게 “삶은 자유의 바다”라고 역설하는 붓다의 생애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백성호 종교전문기자가 ‘붓다뎐’을 연재합니다. ‘종교’가 아니라 ‘인간’을 다룹니다. 그래서 누구나 읽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말입니다.
사람들은 지지고 볶는 일상의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며 살아갑니다. 그런 우리에게 붓다는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가 돼라”고 말합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 돼라”고 합니다. 어떡하면 사자가 될 수 있을까. ‘붓다뎐’은 그 길을 담고자 합니다.
20년 가까이 종교 분야를 파고든 백성호 종교전문기자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예수를 만나다』『결국, 잘 흘러갈 겁니다』등 10권의 저서가 있습니다. 붓다는 왜 마음의 혁명가일까, 그 이유를 만나보시죠.

(17) 고행 멈추는 순간, 싯다르타는 배신자 됐다

싯다르타는 고행의 낭떠러지까지 갔다. 그곳에 고대하던 해탈은 없었다. 이런 식으로 10년, 20년을 더 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는 과감하게 고행을 접었다. 그리고 수자타가 공양한 유미죽을 먹었다.

그동안 동고동락하던 다섯 동료는 그를 떠났다. “배신자” “너는 타락했다”는 말로 싯다르타를 비판한 뒤 떠나갔다. 이제 싯다르타는 혼자다. 출가 후 6년째 좇아 왔던 고행의 길. 그는 이제 그 길을 과감히 접었다.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이룬 자리에 세워진 인도 북부의 보드가야 사원. 대탑에 새겨진 붓다의 조각상이 보인다. 백성호 기자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이룬 자리에 세워진 인도 북부의 보드가야 사원. 대탑에 새겨진 붓다의 조각상이 보인다. 백성호 기자

#싯다르타, 첫 단추부터 다시 꿰다

어디로 가야 할까. 싯다르타는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았다. 처음부터 다시 물음을 던졌다. 수행이란 무엇인가. 진리를 찾아 가는 과정이다. 그럼 진리란 무엇인가. 인간과 자연과 우주를 관통하는 이치를 깨닫는 일이다. 그런 제대로 된 수행의 길이라면 무엇을 느끼게 될까. 좁쌀 하나로 하루를 버텨야 하는 배고픔일까. 평생 몸을 씻지 않고 살아가는 고집스러움일까. 몸의 기운이 다 빠져 죽기 직전까지 가는 인내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