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공약, 제 시간 내에 못 지킬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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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동안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약들을 제 시간 내에 지킬 수 없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국민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오바마는 11일(현지시간) 방영된 ABC 방송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현실적이기를 원한다”며 “선거 캠페인 동안 내가 말했던 모든 것을 우리가 기대했던 속도대로 해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사회자 조지 스테파노플러스가 경제위기 극복·감세·건강보험 개혁 등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오바마 선거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물은 데 대한 대답이었다. 국민의 기대는 커져 가는 반면 경제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큰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미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반드시 치유할 수 있지만,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판매 실적과 제조업 실태, 실업률 등 각종 경제 수치가 1920년대 후반 대공황 이후 가장 악화하고 있는 상황을 들었다. 이어 “정부는 최선을 다해 예산을 투명하고 현명하게 사용할 것”이라며 “국민도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안보와 외교 분야에서도 선거 공약 이행에 일부 속도 조절이 필요함을 인정했다. “공약대로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쿠바의 미 해군 관타나모 기지를 취임 100일 내에 폐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큰 도전이며, 새 정부 법률팀과 국가안보 관련 기구가 협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해 시기가 늦춰질 것임을 암시했다.

가자 사태에 대해선 “누군가가 한밤중에 두 딸이 자고 있는 우리 집에 로켓을 발사한다면 나는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동원해 그걸 막으려 할 것”이라고 말해 이스라엘 입장을 이해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민을 보호하려는 국가의 기본 원칙을 이야기한 것이며, 취임하면 곧바로 대책팀을 꾸려 중동지역 평화협상에 즉각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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