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12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 5일 국회의사당 점거농성 강제 해산에 항의하면서 국회 사무총장실 등에 들어가 집기를 쓰러뜨리고 책상 위에 올라가는 등 소란을 피운 지 7일 만이다.
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제 행동이 지나쳤다는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는 제가 참지 못했다”며 “공당 대변인과 의원 보좌진이 사지가 들려 연행당하고 저 또한 몸싸움 도중 계단에서 넘어져 손가락이 골절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이번 사건 이후 괴로운 번민의 시간을 보내 왔다”며 “성숙한 민주주의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이 제가 다친 손가락보다 더 큰 통증으로 다가왔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당과 국회 사무처의 형사고발에 대해선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대표는 “국민만이 강기갑을 심판할 수 있다”며 “국회 폭력의 원인 제공자는 거대 여당이면서도 국회 운영에서 무능력과 독재 본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한나라당”이라고 비판했다. 또 “형사고발이라는 방식으로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최대 정적이 민주노동당임을 스스로 고백했다”며 “저의 손발을 묶는다 해서 MB악법의 정당성이 입증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폭력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강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지만 강 대표는 불응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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