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뭐야” 날 당황시킨 집…정리한 유품은 신발 하나였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5.14

봄바람이 보드랍던 날이었다.
골목골목 돌고돌아 겨우 찾은 주소.
가난한 마을에도 봄은 찾아온다고 바라던 참이었다.

하지만 주차하면서 창문을 열자마자 그곳의 봄바람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그집 앞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엔 이질적인 냄새가 스며 있었다.
물론 내게는 익숙한 그 냄새.

사후 2주는 지났을 거라 바로 짐작이 간다.
날이 따뜻해진 만큼 구더기와 파리도 그득할 것이다.

외부로 나 있는 현관문엔 경찰의 폴리스라인 테이프가 덜렁대며 간신히 붙어 있었다.
폴리스라인이 봄바람에 날려 휘적대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여겨졌다.
뜯어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가족이 없어 무연고 처리된 60대의 죽음.
의뢰인은 집주인이었다.

“뭐야, 왜 이렇게 아무것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