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사단장 수사 대상서 빼주려고, 정권 명운을 걸 건가

비밀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진실을 감추려 하면 오히려 더 큰 괴물의 모습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은 본래 이 사건의 본질과는 전혀 다른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 사병이 왜 억울하게 죽었는지 진실을 밝히면 끝날 일을 최고권력자의 진실게임으로 만들었다. 누가, 왜 이렇게 만들었나.

군사법원의 사실조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내용이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국방비서관의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고 알려진 회의 직후 조사 결과를 설명하려던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브리핑이 취소됐다. 사퇴 회견을 준비하던 임성근 사단장은 복귀했다. 윤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에 출장 중인 이 전 장관과 세 번이나 통화한 날 박정훈 수사단장이 항명죄로 기소되고, 경북 경찰청에 이첩했던 수사 자료는 회수했다.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윤 대통령의 개입 혐의를 털어내기 힘들다. 일부에서는 군의 수사도 군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직무 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실을 은폐하려 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화를 냈다고 알려졌다. 임성근 사단장에게 지휘 책임만 있는 건가. 사고의 원인이 된 수색작업과 관련해 직접 지시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왜 해병대 수뇌부는 봐주고, 제대로 수사한 수사단장을 처벌하려 했나. 대통령이 왜 한 사단장 구명에 ‘격노’했나. 결국 사망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면 채 상병의 죽음도 억울하게 만든다.

채 상병 특검법을 거부하는 이유가 이거였나. 윤 대통령의 개입을 감추려는 것인가. 그렇다면 워터게이트처럼 은폐 노력 자체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가뜩이나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야권이 ‘탄핵’을 노래한다. 분명하고 명쾌한 진실 고백이 필요하다. 모든 신문이 사설로 윤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했다. 다만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의 설명을 요구하면서도, 사단장 책임을 물으면 안 된다는 데 공감한다고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