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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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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신인의 기분으로 돌아가 다시 뛰겠다.” 2008년 12월11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신입회원 오리엔테이션을 마치자마자 귀국한 신지애는 귀국과 동시에 살인적 스케줄에 쫓겼다.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언어 문제… 줄리 잉스터 같은 인자한 선수가 되는 게 목표 #집중탐구 골프지존 신지애 단독 인터뷰

방송·신문·잡지 등 밀려드는 인터뷰를 진행한 신지애는 오후 6시 열린 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3년 연속 영예의 대상을 받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눈코 뜰 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스케줄이 너무 많이 잡혀 오늘 한 끼도 먹지 못했다. 피곤하지만 좋은 성적을 내서 인터뷰하자고 하시니 기분이 좋다. 연습할 시간이 전혀 없어 좀 걸리기는 하는데, 레슨을 찍을 때마다 짬짬이 연습하고 있다.”(웃음)

-연습벌레로 유명한데 힘들지 않나?
“집중해서 연습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는 기분이다. 대회가 없을 때는 하루 11시간 정도 연습하는데, 그 중 숏게임과 퍼팅에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할애한다. MP3를 귀에 꽂고 퍼팅을 연습하면 덜 지루하고 시간도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휴식은 어떻게 취하나?
“친구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학교(연세대 체육교육과) 친구도 많지만, 학교에 자주 못 가 주로 골프를 하는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노래방에 간다.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하고 운전을 하거나 쇼핑을 하기도 한다.”

- LPGA 신입회원 오리엔테이션은 어땠나?
“이틀간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45분까지, 하루 두 차례 15분씩 30분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강의실에 앉아 프로암과 팬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을 듣고 왔다. 그 가운데 낸시 로페즈가 강의실을 방문했는데, 그에게 투어 생활에 대한 조언을 들은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200% 만족한 2008년”

-KLPGA 투어에서 3년 연속 대상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해외 투어에 많이 출전해 국내 대회에 매진하지 못했지만 한 대회, 한 대회 최선을 다했다. 프로 데뷔 때부터, 그리고 2008년 초에 세웠던 목표를 이뤄 뿌듯하다.”

-3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얼마 전까지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이었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모든 대회가 소중한 것 같다. 어느 하나를 꼽기 어렵다.”

- 2008년 시즌을 돌아본다면?
“국내 투어 대회에 15개밖에 나오지 못했고 20개 해외 대회에 나갔는데, 국내에서 7승을 하고 해외에서 4승을 했으니 우승복이 터진 한 해였다. 아버지와 200% 만족한 한 해였다는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다. 2006년에 60타대(69.72타) 타수로 최저타수상을 받았지만, 2008년에는 간발의 차이로 70타대(70.24타)로 최저타수상을 받게 돼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비회원 최초로 시즌 3승을 거두며 월드스타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비회원이라는 점만 다를 뿐, LPGA 투어에서 한 시즌에 3승을 거둔 선수는 나 말고도 많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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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디 찬스를 살린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 전현지 코치와 신지애. 3 2008년 시즌 세 번째 메이저 KB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신지애.

-2008년 국내·외를 통틀어 약 42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상금을 벌어들였는데.
“상금은 모두 아버지가 관리하고 용돈을 타 쓰기 때문에 돈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대회 때마다 우승하면 몇 백 만 원을 받기도 하는데, 사실 쓸 데가 별로 없어 돈을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지금 지갑에 1만 원도 없다.”(웃음)

-골프란 무엇인가?
“최고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선물이다. 나를 완성시켜주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말수도 적었고 내 의견을 잘 표현하지도 못했는데, 골프를 시작한 이후 성격이 많이 외향적으로 바뀌었다. 골프를 하면서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어려웠던 가정 형편도 좋아져 큰 힘과 용기를 얻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한데.
“골프가 최고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줬다면 가족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끔 만드는 존재다. 2005년 국가대표가 되고 2006년 프로가 되면서 집을 떠나 있는 날이 많아져 동생들과 자주 못 보는 것이 미안하고 아쉽다. 그래서 집에 있을 때는 아침 일찍 일어나 차로 동생들 등교를 도와준다.”

-동계훈련 계획은?
“개인적으로 호주를 좋아한다. 2월 개막전인 LPGA 투어 SBS오픈이 열리기 직전까지 계속 호주에서 동계훈련을 하면서 중간에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 출전할 예정이다. 2008년에는 35개 대회를 뛰면서 체력부담이 느껴졌는데 이번 겨울에는 특히 체력훈련에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전장이 긴 미국 골프장에 대비해 드라이버 비거리를 20∼30야드 정도 늘리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줄리 잉스터 닮고 싶어”

-본받고 싶은 선수는 누구인가?
“줄리 잉스터다. 엄마 같은 인자함이 있는 선수여서 정말 좋다.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초청선수로 출전했던 잉스터가 비바람이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연장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나를 꼬옥 안아주면서 우승을 축하한다고 해줬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나도 잉스터 같은 인자함을 닮고 싶다.”

-미국에 갈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나?
“초반에는 아버지와 같이 가서 집 등을 구할 예정이다. 상반기까지는 아버지가 현지에 계실 것 같은데, 하반기부터는 혼자 다닐 예정이다. 2008년에 이미 여러 차례 다녀왔기 때문에 별로 걱정은 되지 않는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언어문제다. 다른 나라 말을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능통해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노력하는 만큼 귀가 트이지 않을까? 2년 동안 짬짬이 해외 투어를 ‘노크’하면서, 말을 잘하지는 못해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 그들도 높게 사주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무대에 임하는 각오는?
“미국에 가서는 다시 신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초심으로 돌아가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 2008년을 통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열심히 하는 만큼 될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글■이지연 파이낸셜뉴스 골프기자 사진■우종일·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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