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지스함 힘찬 고동 … 표적 1000여 개 동시에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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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경남 거제시 (주)대우조선해양 의 조선소 도크. 이상희 국방부 장관의 부인인 김순영씨가 단상에 마련된 금색 손도끼로 밧줄을 힘껏 내리쳤다. 대형 바구니가 터지고 오색 꽃가루를 쏟아냈다. 곧이어 힘찬 고동소리가 울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능력을 갖춘 우리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이이함이 위용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번 진수로 해군은 지난해 7월 세종대왕함(선번 991) 진수에 이어 제2호 이지스함을 갖게 됐다

율곡이이함은 길이가 축구장의 1.5배인 166m, 높이는 아파트 18층에 해당하는 50m에 이른다. 함정 내에 각종 기능을 담당하는 방이 470여 개가 된다. 항속거리 1만km로 한국에서 아라비아까지 계속 항해가 가능하다.

이이함의 진면목은 뛰어난 대함·대공·대잠 능력을 갖춘 전투체계에서 드러난다. 함교 바로 아래 팔각형 모양의 철갑 속을 비롯해 전후좌우 4개 면에 달린 SPY-1D레이더 등은 1054㎞ 밖의 비행물체를 탐지해낸다.


앞 갑판에 위치한 5인치 함포 바로 뒤에는 128발의 미사일을 장착 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가 숨어 있다. 또 뒤 갑판에는 중형 헬기 2대를 탑재하고 작전할 수 있다. 해군 관계자는 “100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고 이 가운데 20개를 선택해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명명장 제434호, 함종 구축함, 함명 율곡이이, 선체번호 992”라며 율곡이이함의 출범을 선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축하메시지에서 “우리 해군이 어떤 위협에도 조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이상희 장관 부부가 샴페인 병을 선박에 부닥치게 해 깨뜨리는 ‘샴페인 브레이크’ 등 진수행사로 진행됐다. 이이함은 2006년 11월 건조에 착수했으며 약 1조원의 비용이 들었다. 앞으로 해군이 인수를 받기 위한 평가작업을 벌인 뒤 2010년부터 해군이 본격적인 전력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율곡이이함의 함명은 해군장병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제정됐다. 임진왜란 당시 10만 양병설로 유비무환의 교훈을 일깨운 선각자 이이의 정신을 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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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국가는=전 세계에서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일본·스페인·노르웨이 정도다. 이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율곡이이함과 유사하다. 만재톤수가 9000t대이며 승조원도 300명대다. 그러나 노르웨이와 스페인은 5000t대로 크기나 성능 면에서 한 수 아래다. 미국의 최신형 이지스급 구축함은 알레이 버크급인 웨인 E 마이어함(DDG-108·9217t)이다. 지난달 21일 미국 뉴저지주 무어스타운에서 진수된 DDG-108은 율곡이이함과 기본적인 성능이 똑같다.

그러나 과거에 건조된 미 해군의 대부분의 이지스함은 율곡이이함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올 7월 취역시킨 두 번째 아타고급 이지스함인 아시가라(DDG-178·9485t)함은 율곡이이함과 유사하지만 미사일 장착량이 96발로 128발인 율곡이이함보다 훨씬 적다. 대신 아시가라함에는 미사일방어(MD)체계에 편입하기 위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을 갖췄다. 노르웨이의 이지스함인 오토 스베르드루프(F312·5121t)는 승조원 120명에 미사일 32발을 장착한다.

거제=이영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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