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 ‘수학 인생’ 바뀐다, 엄마가 밤 10시에 접속한 곳

  • 카드 발행 일시2024.05.23

‘5 다음은 6’ ‘3+8=11’. 어른에겐 너무 당연한 명제다. 하지만 이 개념을 4~7세 아이가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아이 첫 수학 공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이에게 수학을 가르칠 때는 내용보다 방법을 더 많이 고민해야 합니다.

유아·초등 수학 전문가인 최경희 달콤수학 대표는 “아이가 더 쉽고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공을 들여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간단한 수 개념이나 연산이라도 원리를 이해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 보아야 수학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학원 수업, 문제집을 통해서만 수학을 접해선 안 된다. 최 대표는 “개념·유형을 외워서 문제만 푸는 수학 학습에 길들여지면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유아 수학에선 일상 대화와 보고 만지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그는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4년 전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수강생은 아이가 아닌 엄마다. 오후 10시가 넘은 밤, 아이를 재운 양육자들에게 유아·초등 수학을 가르친다. 사고력 수학, 도형, 연산 등 수학 영역별로 어떤 교구를 갖고 무슨 활동을 어떻게 할지 알려준다. 지금까지 3만3000여 명이 그의 엄마표 수학 강의를 들었다. 수업 때마다 쏟아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담아 최근 『보고 만지는 수학은 이렇게 가르칩니다』라는 책도 펴냈다. 그는 “엄마가 수학을 공부하면 아이의 수학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엄마표로 아이 수학 머리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사무실에서 최 대표를 만나 물었다.

Intro 양육자가 초등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
Part 1 사고력 수학 학원 보내면 끝?
Part 2 문제집 풀이만? 보고 만지며 배워라
Part 3 양육자의 질문부터 바꿔라

🔢사고력 수학 학원 보내면 끝?

요즘 학군지에선 빠르면 5세부터 사고력 수학 학원에 다닌다. 유명 학원의 입학시험, 레벨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미리 한글을 떼고 연산 선행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경희 대표는 “이 시기엔 수학을 잘하기 위한 학원이나 문제 풀이는 필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수학을 잘하는 데 필요한,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학 선행이 대세이다 보니 유아 수학 학습 시기도 앞당겨진 것 같아요. 아이 수학은 몇 살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몇 살부터 해야 한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어요. 아이는 이미 영·유아기 때부터 자연스럽게 수학을 배우고 있거든요. 주변을 돌아보면 수학이 아닌 게 없잖아요. 아이는 놀이터에서 시소를 타면서 무게 개념을 익힙니다. 공을 차면서 원의 특성을 깨닫고요. 과자·사탕 같은 간식을 가족·친구들에게 나눠주면서 가르기·뺄셈도 해보죠. 학습적으로 접근하면 수학 동화를 읽고 보드게임을 하는 것도 다 수학 활동이에요. 이런 일상의 경험이나 대화가 수학 개념의 밑거름이 됩니다. 그런데 요즘 양육자들은 각 잡고 문제 풀고, 학원 다니는 것만 수학 공부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