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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인종 차별 벽을 넘어라 ‘오바마 효과’ 전 세계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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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수 인종 차별의 벽을 뛰어넘자’.

미국에서 흑인 최초의 대통령 당선인이 탄생한 지 6일이 지나면서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버락 오바마 신드롬’이다. 1910년대 식민주의 시대에 미국 대통령이었던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세계 곳곳에서 민족 독립운동에 불을 질렀듯이, 오바마의 등장은 세계적으로 소수 인종 차별 철폐운동을 확산시킬 조짐이다.

◆프랑스 인종 차별 철폐운동=소수 인종의 사회적 진출을 지원하자는 운동이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본격 시작됐다. 프랑스 일요 신문인 르주르날 뒤 디망슈는 9일자에 ‘위, 누 푸봉(Oui, nous pouvons)’이란 제목의 청원서를 게재했다. 이 말은 오바마의 선거 슬로건이었던 ‘그래, 우린 할 수 있어(Yes, we can)’를 프랑스어로 번역한 것이다. 알제리 출신의 재계 인사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 청원서에는 정부·기업에 인종적 다양성을 증진하는 정책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청원서에는 좌우파 정치인과 사회 각계 인사는 물론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도 서명했다. 프랑스에선 소수 인종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많아 전체 인구의 10~15%에 이르지만 정·관계 진출 인사는 극소수다. 프랑스 정치인들은 그동안 할당제 등을 통한 소수 인종 우대 방안에 부정적이었다.

◆영국 흑인 총리 가능성 공방=영국 언론도 연일 흑인 영국 총리의 탄생 가능성에 대한 논쟁을 소개하고 있다. 흑인인 트레버 필립스 영국 평등인권위원회 위원장은 8일 “영국에서는 인종 차별적 제도의 벽이 흑인 총리 탄생을 가로막고 있다”며 “오바마가 영국인이었다면 총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소수 인종 출신 사디크 칸 하원의원은 “(오바마 당선의 영향으로) 유권자들에게 피부색은 이미 판단 기준이 아니다. 내 시대에 소수 인종 출신 총리가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싱크탱크 페이비언 소사이어티는 “차기 하원 선거에서 소수 인종 후보자 비율이 노동당에선 현재의 10%에서 15%로, 보수당에선 4%에서 9%로 각각 늘어나 소수 인종 의원 수가 현재 15명에서 25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교계 흑백 차별 철폐 논쟁=2001~2004년 흑인으로는 처음 미 가톨릭 주교회 의장을 역임한 윌턴 D 그레고리(80) 애틀랜타 대주교가 가톨릭계의 흑백 차별 철폐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6일 이탈리아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흑인이 교황으로 뽑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가 백악관에 가는 것은 달나라에 사람이 간 것과 같은 사건”이라며 “성베드로성당에서도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도 미국 다원주의 칭송=신랑(新浪) 등 중국 포털들에는 “오바마의 당선은 중국으로 치자면 위구르 사람이나 티베트 사람이 중국의 국가주석이 된 것과 마찬가지” “이제 (미국과의) 대립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 배우는 것을 말해야 한다” “미국은 편협한 애국주의나 볼셰비키 추종자들이 해낼 수 없는 대단한 일을 해냈다”라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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