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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계열사 총동원 … 현금 이미 2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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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제2의 창업’이라고 부른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24일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대우조선해양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은 예상대로 됐다며 차분한 표정이었다”며 “김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전 계열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는 35개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자금 조달 방안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수금은 4개월 내 완납해야=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화의 자금 조달 방안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는 3~4주의 정밀 실사를 거쳐 12월 초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 초까지는 6조5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인수 대금을 완납해야 한다. 한화가 정밀 실사 뒤 조정할 수 있는 최종 인수 가격도 낙찰가의 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은 10% 안팎이다. 따라서 한화에 주어진 시간은 4개월 남짓이다. 한화는 계열사를 총동원하고 국민연금 등 굵직한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게 시장의 분석이다. 한화는 우선 한화나 한화석유화학 같은 계열사가 2002년 이후 매년 1조원 이상의 수익을 내 2조원대의 현금이 쌓여 있다. 또 대한생명과 한화건설 등에 대한 기업 공개로 3조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부동산을 팔아 2조원을 충당하고,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2조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총 9조원대의 자금조달 계획인 셈이다. 산업은행 정인성 부행장도 “한화의 조달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어서 최근 금융시장이 어렵기는 하지만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등도 참여 길 열어놔=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권의 반응은 신중하다. 금융권은 “국내외 금융시장이 한화 계획대로 움직여줄지는 미지수지만 한화가 6조5000억원대를 끌어 모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의 분석은 한화의 계획과 미세한 차이가 있다. 금융권에서 2조원대의 차입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대한생명이나 한화건설의 상장과 군자매립지 매각 등으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한화가 생각하는 금액의 절반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이미 대한생명 주식을 JP모건에 한 주에 1만원씩 10%·10%·1.36%씩 나눠 팔아 줄 것을 요청해 놨다. 하지만 1만원은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올 8월 시세다. LIG투자증권 김현 연구원은 “한화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주력사업과 무관한 갤러리아백화점 같은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 고 말했다. 한화는 금융시장 경색이 풀리기를 바라며 잔금 납부 시기를 최대한 미루고, 국민연금 같은 굵직한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화 측도 “국민연금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열어놓은 만큼 추가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가 조선업종 시황이 내리막길로 접어든 상황에서 10%대의 금리나 투자자들이 일정한 가격에 되팔 수 있는 이른바 풋백옵션 등을 보장해 무리하게 차입을 하면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독배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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