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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기생충감염 일부지방 심각-의학학회 보고된 이색논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한해를 마감하는 분야별 의학학술대회가 한창이다.의학학술대회는국내의 유수한 의학자들이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검증받는 학문의 경연장인 동시에 국내 의학계와 의료계의 현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가늠자 기능을 한다.학술대회를 통해 발표된 이색논문들을 소개한다.
◇어린이 기생충감염=도시지역에선 이미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기생충감염이 일부 지방 어린이들에게 아직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부천대성병원 가정의학과 윤창헌(尹昌憲)과장팀은 최근 대한가정의학회에서 인천지역 유치원 어린이 2백 47명을 대상으로 기생충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중 1백68명(64%)에서항문도말검사상 요충의 충란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감염자의 분변이 섞인 토양을 통해 입으로 전염되는 요충은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최근 자취를 감춘 회충.십이지장충과 달리 아직도 유치원등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흔하다는 것.따라서잠을 자면서 항문 주위를 심하게 긁는 어린이는 구충제 복용이 필요하다.
◇미숙아 인식부족=미숙아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생존가능한 미숙아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언론홍보등을 통한 미숙아에 대한 올바른 인식갖기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46차 대한소아과학술대회에서 영남대의대 신손문(申孫門)교수팀이 대구지역에 거주하는 일반인 3백38명과 의료인 1백55명을 대상으로 미숙아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는 응답자 4백93명중 「미숙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 도 24명(4.9%),나머지중에서도 미숙아가 정신박약아나 신체장애아등과 같은 것으로 잘못 알고있는 경우가 45.5%나 됐다.미숙아 혹은 조산아는 임신기간 37주미만에 태어난 경우로 발생빈도는 4~8%.정상아에 비해 호흡기질환.뇌실내 출혈.감염.망막증등의 위험성이 높지만 최근 신생아학의 발달과 미숙아 치료에 경험이 많은 의료진에 의해 이환율 및 사망률은 하루가 다르게 개선되고있다. ◇한가족 7명이 심장병 사망=한 가계에서 7명의 환자가비후성심근증으로 젊은 나이에 사망한 사례가 최근 열린 내과학회학술대회에서 국내 처음 보고됐다.삼성의료원 심장내과 박정의(朴正義)박사팀은 비후성심근증을 앓았던 환자로부터 출생 한 7남매중 여자 2명과 남자 1명이 50세 이전에 비후성심근증으로 사망하고,다시 이들의 자녀중 4명이 어린나이에 같은 병으로 급사했고 다른 2명(14,9세)도 같은 질환을 보여 현재 약물치료중이며 유전자이상에도 불구,아직 발병하지 않은 사람도 1명 발견했다고 밝혔다.
비후성심근증이란 혈액을 펌프질하는 심장 좌심실이 정상인보다 두꺼워져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朴박사는 『이 가계의경우 근육구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며 『비후성심근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반드시 가족력 검 사를 받아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담도암 검사법 개발=쓸개즙이 통과하는 담관에 암 또는 각종 질병이 의심될 때 진짜 암인지를 가려내는 편리하고 정확한 새 검사법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 한준구(韓準九)교수팀은 최근 열린 방사선과학술대회에서 담즙을 빼내는 관속에 집게를 집어넣어 조직을떼어낸뒤 조직검사를 하는 새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이 검사의 정확도는 70%였으며 시술시간도 20~30분 이내로 간단히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래 담도에 굵은 내시경을 집어넣는 방법은 환자가 심하게 통증을 호소하고,담즙검사법은 진단율이 30%에 불과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고종관.황세희.홍혜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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