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반영비율 달라 ‘등급 역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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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수능 시험을 마치고 이화여고 교문을 나선 수험생들이 정시 1차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안성식 기자]

대학마다 전형 방법이 다양하지만 정시 모집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전형 요소를 반영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학생부 성적(내신), 논술·구술면접 고사(대학별 고사)다. 고교에 재학 중인 수험생은 아직 2학기 기말고사와 대학별 고사가 남아 있다. 앞으로 남은 시험에 철저히 대비하며 정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수능 가채점=올해 수능은 원점수를 알려주지 않고 등급(1~9등급)만 통지한다. 다음달 12일 성적 통지 때까지는 정확한 등급을 알 수 없다. 입시기관들은 수능 당일 밤부터 수능 등급 구분점수(등급컷)를 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예상 등급컷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확한 자료는 아니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성적 위치를 가늠해 보고 지원 가능 대학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

김영일교육컨설팅 김영일 대표는 “정시에서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를 모집 시기별로 2~3개로 압축해 합격 확률에 따른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별로 전형 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지망 대학의 범위를 좁혀 놓아야 구체적인 지원 전략이 가능하다. 서울시교육청 이남렬 교육연구사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산점을 조합하면 수능 등급 평균에선 앞섰으나 대학별 환산 총점에선 뒤지는 결과도 나온다”며 “이를 일일이 시뮬레이션하려면 지망 대학 범위를 좁혀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마다 영역별 점수 반영 다르다=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수능 9등급제에서 등급 평균을 소수점 아래 한 자리로 할 경우 평균적으로 0.1등급당 인문계 4300여 명, 자연계 2500여 명의 동점자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대학에선 동점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역별 점수를 달리하기 때문에 등급 평균이 같더라도 대학별 환산점은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수리영역에서 2등급을 받고 나머지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A학생(등급평균 1.3)과 수리·외국어 영역은 1등급이지만 언어·탐구영역에서 2등급을 받은 B학생(등급평균 1.5)을 보자. 등급평균에선 A학생이 B학생보다 높다. 그러나 이들이 고려대 자연계를 지원했을 경우 환산 총점에선 B학생(396점)이 A학생(395.4점)에게 앞선다. 고려대는 수리 영역 가중치가 다른 영역보다 크기 때문에 환산 총점이 뒤바뀌는 것이다.

이들이 연세대에 지원하면 환산 총점에서 동점이 된다. 같은 점수나 낮은 점수로도 대학별 환산 총점에서 ‘등급 뒤집기’를 할 수 있다. 자신의 영역별 등급과 대학별 환산점을 잘 살펴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기말고사에서 내신 뒤집기=정시모집에선 3학년 2학기까지의 내신을 반영한다. 많은 대학이 3학년 성적을 50% 반영하기 때문에 2학기는 25%의 비중이다. 앞으로 남은 2학기 기말고사는 12.5%를 차지하는 셈이다. 보통 20%가 반영되는 1학년 성적의 절반을 넘는 비중이다. 수능 뒤 남은 마지막 기말고사 한 번으로 1학년 때 ‘뒤졌던’ 한 학기를 만회할 수도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내신 실질반영률을 올렸지만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내신은 실질반영비율보다는 등급 간 점수 차가 더 중요하다”며 “중하위권 대학일수록 등급 간 점수차가 커 실질반영비율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전형 총점에서 3~10%의 비중을 차지하는 대학별 고사도 고려해야 한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수능과 내신 성적이 비슷한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대학별 고사가 최종 변별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노필 기자 ,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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