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9등급 수능' 표정 난 몇등급일까 … 밤늦도록 인터넷 클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15일 첫 '등급제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은 한두 문제 차이로 모의고사 때보다 등급이 떨어지지 않을까 불안해했다. 영역마다 6,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모의고사 난이도는 비슷했지만 어려운 문제가 몇몇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모의고사 때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 평균 2.5등급을 받았다는 박모(18.은광여고 3년)양은 "시험은 끝났지만 행여 1점 차이로 등급이 내려가면 어쩌나 걱정된다"며 "시험이 끝났어도 끝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밤 입시기관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가채점 후 자신의 예상 등급을 확인하려는 수험생들이 대거 몰려들어 일부 사이트는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등급컷 정보 얻으려 밤샘=수능은 끝났지만 수험생들은 자신의 등급을 가늠해보기 위해 밤샘을 마다하지 않았다. 사설 입시기관들은 홈페이지에 접속한 수험생들이 점수와 자체 표본집단 정보를 활용해 등급 구분점수(이하 등급컷) 예상치를 공개했다. A입시기관은 시험 종료 후 3시간 만에 6만여 명이 접속해 채점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O사이트와 내신산출 서비스로 유명한 C사 홈페이지는 일시에 접속자가 몰려 한때 마비됐다. 접속자 가운데는 해당 사이트에 자신의 점수를 입력, 등급컷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수험생 손모(18)양은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 위해 인터넷에 내 정보부터 공개했다"며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대략적인 등급컷 윤곽만 알아도 정시지원 전략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또 인터넷 카페에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 예상치를 비교하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아이디 '매드'를 쓰는 수험생은 "시험을 마친 뒤엔 잘 본 줄 알았는데 실시간으로 등급컷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불안해했다. 자연계에 응시했다는 한 수험생(아이디 '흠')은 "삼수까지 했는데 지금 발표된 등급컷으로 보니 또 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남렬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사는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섣불리 등급컷을 단정하지 말고 차분하게 남은 수시와 정시모집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역마다 울고 웃고=이날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본 수험생들의 반응은 문제가 다소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 평소 모의고사에서 3등급을 받은 현대고 김모(18)양은 "9월 모의고사 때 워낙 어려웠기 때문에 예상은 했지만, 확신을 갖고 푼 문제가 적어 불안하다"며 울먹였다. 재수생 조지훈(19)군은 "이자율.할인율 개념이 나온 경제학이나 과학 관련 지문 등 비문학 지문 독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2교시 수리영역은 가형과 나형 수험장의 분위기가 엇갈렸다.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응시한 가형 수험장에서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는 수험생이 많았지만 나형 응시생들은 "조금 어려웠다"는 표정이었다. 수리 가형을 치른 전모(18.경신고 3년)군은 "전반적으로 평이했지만 무한급수나 미적분 문제가 어려워 약간 당황했다"고 말했다. 수리 나형을 본 재수생 김모(19)양은 "지난해나 올해 9월 모의고사보다도 어려워져 등급이 더 떨어질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외국어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어느 정도 변별력이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울과학고 이모(18)군은 "어휘나 문법은 쉬웠는데 지문이 어려워 내용 파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박수련.박유미.송지혜 기자

[J-HOT]

▶대학별 반영비율 달라 '등급 역전' 가능

▶5년전에는 구급차, 올해는 양호실에서 수능 본 사연

▶난 몇등급일까…등급컷 정보 알아보려 밤샌 수험생들

▶변별력 높이려 영역마다 어려운 문항 배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