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1면 속 포격 희생자, 아내와 아이들이었다…남편의 절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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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 가던 일가족을 러시아군의 포격에 의해 잃은 세르히이 페레비니스. 그가 아내와 두 자녀의 사진을 들고 있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피란 가던 일가족을 러시아군의 포격에 의해 잃은 세르히이 페레비니스. 그가 아내와 두 자녀의 사진을 들고 있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피란 가던 일가족 3명이 희생된 사진이 뉴욕타임스(NYT) 1면에 실려 전 세계에 전쟁의 비극을 알렸다.

NYT는 9일 이 숨진 여성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세르히이 페레비니스(43)를 인터뷰해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레비니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지난달 중순 코로나19에 걸린 노모를 돌보기 위해 도네츠크 지역에 갔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전쟁이 터져 이동이 통제되면서 발이 묶였다.

그사이 수도 키이우 근처 소도시 이르핀에 머물던 아내 테티아나(43)는 아들(18) 딸(9)을 데리고 키이우로 대피한다고 남편에게 알려왔다.하지만 이후 아내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통신 사정이 좋지 않아 겨우 아내 스마트폰의 위치 신호가 잡혔는데 병원이었다.

30분가량 후에 소셜미디어에 불길한 소식이 올라왔다. 이르핀에서 키이우로 대피하던 일가족이 러시아군 포격에 사망했다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올라온 사진 속에서 나뒹구는 짐을 보고 가족임을 확인한 페레비니스는 절규했다.

그는 NYT에 "(피격) 바로 전날 밤 아내에게 옆에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아내는 걱정하지 말라고,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답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한 페레비니스와 회계사였던 테티아나는 2001년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페레비니스는 "아내와 결혼 생활 동안 한 번도 다투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일가족을 잃은 그는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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