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쏙 숨은 홍대·강남…사장님 “수능날인 줄도 몰랐다” 한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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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 거리가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 거리가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뒤 길거리 풍경을 바꿔놓았다. 강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치로 한산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서울 시내 번화가 곳곳이 사람으로 붐볐다. 다만 수능을 끝낸 해방감을 즐기는 수험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라진 수능 뒤풀이…“저녁 먹고 집에 갈래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 거리가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 거리가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수능이 끝난 18일 7시 30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시끌벅적하게 ‘수능 뒤풀이’를 하려는 수험생은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삼삼오오 친구들과 거리로 나와 쇼핑을 즐기는 등 ‘잠깐의 휴식’을 가졌다.

이날 홍대 한 서양식 레스토랑에 고3 친구 2명과 저녁을 먹으러 온 여고생 박모(18)양은 “수능이 끝났다고 해도 면접 준비도 해야 하고 마냥 ‘후련하다’고 할 수 없다”며 “저녁을 먹은 뒤 그동안 못 했던 옷이나 화장품 쇼핑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 조모(17)양도 “친구랑 홍대 거리에서 액세서리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며 “성적 때문에 집에 있는 게 눈치 보여 잠깐 나온 것”이라며 웃었다.

자영업자 “수능 날인지도 몰랐다” 한숨

손님이 거의 없는 서울 강남역의 한 PC방. 장윤서 기자

손님이 거의 없는 서울 강남역의 한 PC방. 장윤서 기자

자영업자들은 과거와 달라진 수능 이후 거리 풍경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수능 대목’이라는 말도 옛말”이라는 것이다.

이날 저녁 홍대 인근의 한 대형 노래방은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 노래방 직원 지모(38)씨는 “3~4년 전만해도 수능이 끝나면 학생들이 줄 서서 기다리곤 했다”며 “코로나19 영향도 있겠지만, 요즘은 학생들이 수능 끝나고 노래방을 오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 할인 이벤트를 이날부터 진행하는 홍대 근처 영화관도 조용한 분위기였다. 극장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수능 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행사 이벤트가 효과가 있는지는 주말이 돼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역 일대도 홍대 인근과 분위기는 비슷했다. 사람은 많았지만 수험생은 드물었다. 강남역 인근 한 PC방 매니저는 “학생들이 많이 올 줄 알고 기대했는데 거의 오지 않았다”며 “가채점을 하러 온 고3 학생 4명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강남역 지하상가 내 한 옷가게 사장은 “오늘이 수능 날인 줄도 몰랐다. 수험생이나 학생처럼 앳된 사람을 본 적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수능 관련 단어들이 실시간 트렌드를 장악하기도 했다. 그중 ‘수능후기’라는 단어는 1만7000여건 올라왔는데, “실감이 안 난다” “허무한 기분이다” 등과 같은 의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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