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한다더니…존슨 총리 깜짝 결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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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29일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캐리 시먼즈. [AP=연합뉴스]

지난 29일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캐리 시먼즈. [A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57) 영국 총리가 2년 전 약혼한 캐리 시먼즈(34)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당초 내년 여름에 결혼할 것이란 추측이 나왔지만 두 사람은 총리실 고위 참모들도 모르게 기습적으로 식을 치렀다. 존슨 총리의 세 번째 결혼식으로, 총리가 재임 중 결혼한 것은 1822년 리버풀 경 이후 199년 만이다.

최측근도 모르게 비밀리에 예식 #“각종 의혹 등 나쁜뉴스 덮기용” 비판

BBC 등은 29일(현지시간) 두 사람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조용히 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방역 규정에 따라 하객을 30명 정도만 초대했다. 결혼식은 두 사람이 내년 7월에 결혼한다는 내용의 청첩장을 주변에 보냈다는 보도가 나온 지 6일 만에 열렸다. 영국 더 선은 “총리의 최측근도 식이 예정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계 인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축하 메시지를 전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결혼식을 당초 예상보다 빨리 진행한 배경을 두고 존슨 총리가 최근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영국 내에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데다 최근 전직 수석 보좌관이 총리의 리더십 문제를 폭로하고 나서는 등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노동당 출신의 전직 의원 존 트리켓은 “비밀스러운 결혼식은 각종 의혹과 폭로 등 나쁜 뉴스를 묻기 좋은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26일 도미닉 커밍스 전 최고 수석보좌관이 영국 하원에 출석해 7시간에 걸쳐 존슨과 시먼즈를 비판한 것이 총리에게 큰 위기가 됐다. BBC에 따르면 커밍스는 “코로나19 확산 초였던 지난해 2월 총리는 이혼 마무리 등 사적인 일에 관심이 더 컸다”며 “심지어 2주간 휴양지로 휴가를 떠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치 홍보 전문가 출신인 시먼즈는 보수당의 대변인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영국 내 유력 언론사인 인디펜던트 창립자의 딸이기도 하다. 존슨 총리보다 23살 연하로 지난 2019년 존슨과 약혼했고, 이듬해 봄 아들을 낳았다.

존슨 총리는 1987년 옥스포드 동창생인 알레그라 모스틴오웬과 결혼했지만 마리나 휠러와 불륜을 저질러 이혼했다. 휠러와 두 번째 결혼을 하고 네 명의 자녀를 뒀지만 지난 2018년 이혼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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