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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골다공증 예방, 다이어트 효과, 불안감 완화 … 다재다능한 영양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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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 근육에 쥐가 잘 나고,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식욕 조절이 어려워 폭식하는 증상들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칼슘이 부족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란 점이다. 보통 칼슘이라고 하면 뼈 건강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칼슘 부족이 골다공증을 비롯해 우울증·고혈압·동맥경화 등 각종 만성질환과도 연결된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칼슘 효능 재발견] #칼슘 결핍 관련 질환 147가지 #지방 청소부, 신경안정제 역할 #어골칼슘·비타민D가 흡수율↑

칼슘은 인체의 구성·성장에 필요한 주요 영양소다. 체내 무기질 중 가장 많은 양으로 존재한다. 체중의 1.5~2% 정도가 칼슘이다. 체내 칼슘의 99%는 뼈·치아를 형성하며, 나머지 1%는 혈액·체액·근육 등에 있다. 혈액을 타고 돌면서 근육이나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고 혈액 응고를 돕는다.

칼슘이 부족하면 147가지 질병이 찾아온다. 1991년 노벨 의학상 후보에 지명됐던 미국의 조엘 월렉 박사는 자연사한 3000여 명을 부검한 결과, 대부분이 비타민과 미네랄 결핍으로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중 칼슘과 관련한 질병은 147가지였다.

칼슘 부족하면 뇌가 과식 부추겨

칼슘 부족이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골다공증이다. 어린 시절의 칼슘 섭취는 성인이 됐을 때 뼈의 질량을 결정짓는다. 칼슘 섭취량이 부족해 혈액 중 칼슘 농도가 낮아지면 신체는 이를 보상하기 위해 뼈에 있는 칼슘을 녹인다. 그러면 뼈는 점점 약해진다. 뼈에 구멍이 뚫리고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골다공증이 생기고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져 골절로 이어진다.

골다공증은 치명적인 위험 요소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고관절이 골절된 50대 이상 환자 5명 중 1명은 최초 골절 발생 후 1년 이내에 사망한다는 연구(2018)가 있다.

칼슘은 지방 세포의 대사에도 깊숙이 관여한다. 칼슘이 부족해지면 지방 세포의 분해가 억제되고 지방 합성이 촉진된다. 지방이 잘 축적되는 몸으로 변한다. 또 뇌에서 음식을 덜 먹었다고 인식해 과식을 유발한다. 식욕 증가로 폭식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2009년 캐나다 라발대 의대 연구팀이 비만 여성을 대상으로 15주 동안 연구했다. 한 그룹은 하루에 칼슘보충제를 1200㎎, 다른 한 그룹은 600㎎을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칼슘을 많이 섭취한 그룹의 체중은 평균 6㎏이 줄었고, 적게 섭취한 그룹은 평균 1㎏만 줄었다. 해당 연구팀은 “칼슘이 부족하면 뇌가 이를 채우기 위해 음식 먹기를 계속 명령한다.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괜한 짜증이나 우울감이 늘고 분노 조절이 어렵다면 칼슘 부족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칼슘은 ‘천연 신경안정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체내 중추신경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 흥분이나 불안·초조함 등의 감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칼슘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칼슘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 심장박동,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효소의 활성화, 세포 분열 등 여러 영양소의 대사 작용에 관여한다. 칼슘이 부족하면 근육 경련, 손발 저림, 탈모와 피부 건조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잇몸에서 피가 나기도 하며 동맥경화를 유발해 고혈압·심장 질환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평소 꾸준한 칼슘의 보충이 중요하다. 칼슘은 뼈째 먹는 생선이나 달걀, 콩·두부·순두부 등의 콩 제품, 해조류나 채소에 풍부하다.

합성 칼슘은 체내 흡수율 떨어져

단, 칼슘 보충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흡수율이다. 칼슘의 흡수율 높이려면 비타민D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D는 소장 점막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촉진하고 신장에서 칼슘 배출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건강기능식품의 형태로 섭취할 때는 흡수율이 높은 칼슘의 종류를 선택하는 게 좋다. 어골칼슘이 대표적이다. 생선 뼈를 고온에서 장시간 가열해 만든 어골칼슘은 칼슘을 제외한 유기질이 모두 제거돼 잘게 쪼개진 저분자 형태로, 체내 흡수율이 높다. 상대적으로 석회석이나 조개·달걀 껍데기 등을 가열해 만든 합성 칼슘은 분자가 크고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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