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래픽텔링]증가하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 해법은?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월1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70대 남성이 불법 좌회전을 하다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승용차와 충돌했다. 피해 승용차는 충돌 후 초등학교 앞 보행로까지 밀려 걸어가던 모녀를 덮쳤다. 이 사고로 6세 아동이 숨졌다.

#지난 6월 8일 광주 서구의 한 마트 주차장에서 81세 남성이 운전하는 승용차가 주차장 조립식 패널 벽을 뚫고 직원 휴게실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휴게실에 있던 직원 5명이 다쳤다. 벽을 뚫고 나온 차량은 인근 도로까지 덮쳐 주차돼 있던 차량 1대도 파손됐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사고 건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가해 교통사고는 2015년 2만3063건에서 2019년 3만3239건으로 44% 증가했다. 전체 사망사고(3349건)에서 고령운전자 사고 건수(1523건)가 차지하는 비율도 절반(45%)에 가까웠다.

증가하는 고령자 운전 사고

매년 증가하는 고령자 교통사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매년 증가하는 고령자 교통사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 5년간 고령자 가해 교통사고는 2015년 2만3063건, 2016년 2만4429건, 2017년 2만6713건, 2018년 3만12건, 2019년 3만3239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가해·피해 모두 포함된 사고 건수도 2015년 3만6053건에서 2019년 4만645건으로 늘었다. 반면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은 2015년 23만 2035건에서 2019년 22만 9600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다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사고에 더 노출되기 쉬운 것으로 드러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감소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정지해 있는 물체를 파악하는 능력인 ‘정지 시력’은 40세부터 저하하기 시작, 60대에는 30대의 80%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 물체를 인지하고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비고령자에 비해 20% 길어진다. 도로교통공단의 ‘고위험군 운전자의 주요 사고원인 연구’에서도 고령화에 따른 인지 기능의 저하가 운전에 필수적인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이유로 지자체 및 정부에서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의 자진 운전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은 저조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은 저조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고령화 시대에 따라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자연히 증가했다. 2015년 229만4058명에서 2019년 358만2667명으로다. 비중도 7.6%에서 10.8%로 증가했다.

하지만 면허 반납은 미미하다. 지난해 7만3221명이 반납해 전체 고령운전자 중 2.2%에 불과하다.

대안은 없나

지역별 운전면허 반납 인센티브 제도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역별 운전면허 반납 인센티브 제도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부산시는 2018년 12월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자진 반납할 경우 10만원 상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인센티브제는 현재 229개 지자체 중 225개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다. 예산은 111억원 상당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국무총리 시절이던 지난해 5월 “저도 늦지 않게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이 대표의 나이는 67세였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은 “이동수단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반납만 유도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실제로 차를 포기했을 때 고령자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공공택시 등 최소한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서비스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박경민·김경진 기자 yes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