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중국 가겠다는 사드 반대파 야당 초선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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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로 8일부터 2박3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더민주 사드대책위원회 간사인 김영호 의원은 “베이징대 교수들과 좌담회 등을 열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현지의 의견을 듣고 한·중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며 “당 차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연일 한국 압박하는데, 의원 6명 “중국 의견 청취”
클린턴 외교참모들도 최근 한국에 와 야당 의견 물어
외교 실익 없이 이용당할 우려…정진석 “즉각 중단을”

방중엔 김 의원을 비롯해 김병욱·박정·소병훈·손혜원·신동근 의원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사드 배치 반대론자다. 특히 손 의원은 지난 3일 사드 배치가 예정된 경북 성주에 내려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의견을 미국에 전해야 한다. 우리가 일당백으로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사드 배치 논란이 길어지면서 미국·중국이 모두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엔 마이클 시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선임보좌관을 비롯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미국외교협회 자격으로 방한해 더민주 심재권(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의원,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정의당 김종대 의원을 만나 사드 배치에 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한 참모들은 시퍼 선임보좌관 외에 힐러리 후보가 국무장관 때 특보를 지낸 마이클 푹스 미국진보센터 선임연구원, 미라 렙-후퍼 신미국안보센터 선임연구원,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등이다.

김종대 의원은 “ 사드 배치로 인해 반미 역풍이 없는지 알고 싶어 했고, 한·중 관계에 대해서도 질문했다”고 전했다. 야당 의원들의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힐러리 캠프도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중국에선 4일 한류 스타들의 공연이나 팬 미팅 행사가 잇따라 취소됐다. 탤런트 김우빈과 수지의 베이징 팬 미팅이 취소됐고, 걸그룹 와썹이 5일 중국 장쑤(江蘇)성 공연에 출연하려던 계획도 불발로 끝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일자 사설에서 “한국과 미국이 중국·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하고 사드를 배치한다면 후과(後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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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이 방중 계획을 밝히자 정부 관계자는 “외교적 실익은 없이 남남 갈등만 부각되고 중국 정부가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궁영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 측에 ‘압박을 더 하면 한국의 태도가 변할 수 있겠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사대주의적 매국 행위를 즉각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김영호 의원은 “ (한국의) 북핵에 대한 공포 등을 설명하며 사드 배치의 배경을 알려 주고 중국의 경제제재 움직임이 양국 신뢰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병훈 의원은 “사드 배치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라며 “반대 측(중국) 논리를 확인해 국내에 전하겠다”고 했다.

유성운·안효성 기자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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