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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에 휩싸인 지역 저가항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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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남에어의 취항 여객기 ‘갈매기호’.

 지역에 기반을 둔 저가항공사들이 경기 침체와 고환율의 수렁에 허덕이며 날개가 흔들리고 있다. 자금난에 묶여 운항을 중단하는가 하면 아예 부도 사태까지 난 곳도 있다.

◆운항 중단에 부도까지=부산 지역 저가항공사인 영남에어가 4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부산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본사를 둔 영남에어가 국민은행 서울 상계동 지점에 돌아온 1억37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당좌 거래정지 공시를 했다”고 밝혔다. 100인승 F-100 기종 단 한 대로 김해~제주, 제주~대구, 김포~제주 등 여러 노선을 운항해온 영남에어는 40% 수준의 낮은 탑승률 때문에 적자가 60억~70억원이나 쌓였다.

국내 첫 저가항공사(2005년 8월 취항)로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성항공은 10월 18일부터 두 달째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경영 위기 상황에서 운항을 계속하는 것이 안전운항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청주~제주 등 전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고 말했다. 한성항공의 부채 규모는 항공기 기름값, 직원 급여 등 280여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한성항공은 2005년 12월 19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도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울산에 본사를 둔 코스타항공은 시험비행까지 마치고도 최근 경기 침체 및 자금 사정 악화로 10월 말 취항 계획을 미뤘다. 군산 기반의 민항 이스타항공도 지난달 말 잡힌 첫 취항 일정을 일단 연말로 미뤘다.

◆빈약한 자본이 한계=영남에어가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지역사회와 항공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8개나 되는 저가항공사는 국내 항공 시장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여기에 고환율에 따라 비행기 임대료 관련 환차손이 커졌고, 고유가와 여행객 감소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한계에 부닥친 것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저가 항공업체들이 출범할 때부터 탄탄한 자본과 항공사업 노하우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듯 진에어(대한항공 계열)·에어부산(아시아나 계열) 등 항공 전문 대기업 계열의 저가항공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한국항공대 이영혁(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저가항공사 부실 경영을 예방하려면 설립자의 과거 사업실적이나 항공사 사업계획서 등을 꼼꼼히 따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방현·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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