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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입주 D-30 … 기대보다 잔금 불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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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7일 판교신도시 공사 현장. 골조 공사를 마친 아파트 건물이 여기저기 솟아오른 가운데 각종 자재를 실은 트럭과 레미콘 차량 등이 바쁘게 오가며 작업에 한창이다. 가장 먼저 입주가 시작되는 서판교의 A3블록은 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판교신도시의 공식 입주 개시일은 12월 31일. A3-1 블록의 임대아파트인 부영 ‘사랑으로’ 371가구다. 하지만 입주 시작을 한 달 앞둔 판교신도시엔 최근의 경제 위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들뜬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

판교신도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분당 쪽에서 바라본 동판교 건설현장. 판교에는 내년 하반기까지 2만3240가구, 2010년 이후 6025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김태성 기자]


◆“판교 로또는 옛말”=분당 바로 옆의 판교신도시는 2006년 분양 당시 최고 20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서울과 비교적 가깝고 고속도로(경부·서울외곽순환)가 바로 연결돼 교통이 편리하며, 녹지가 넓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기대감 덕분이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중소형(85㎡ 이하) 아파트는 집값이 싸 ‘로또’로 불렸었다.

그러나 입주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는 바람에 입주 예정자들의 마음은 무겁다. 특히 중대형(85㎡ 초과) 아파트의 경우 주변 시세의 90% 수준(채권매입 포함)에 분양했는데, 최근 분당 집값이 크게 떨어져 판교의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존 집값이 떨어지면서 살던 집을 팔아 입주하려던 입주 예정자들은 잔금 마련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세입자를 구하기도 힘들어졌다. 중대형 입주 예정자 김현호(67)씨는 “채권입찰제로 입주자가 떠안은 채권을 되사주거나 위약금 없이 해약을 받아주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교통 장점 여전”=판교신도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8609가구, 내년 하반기에 1만4631가구, 2010년 이후 6025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당초 내년 초 본격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였으나, 부동산 침체 등으로 실제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판교 주변 부동산 중개업체에 따르면 현재 입주를 앞두고 전세 급매물이 쌓이고 있으나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판교는 입주 후 2~4년 동안 집을 팔지 못한다.

상가나 대중교통도 준비가 덜 돼 당분간 입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판교신도시의 부지 및 시설 조성 공사 공정률은 70% 선. 큰 도로와 연결되는 지선도로는 아직도 공사 중이다. 본격 입주가 늦어질 경우 입주민을 상대로 하는 상가의 개점이나 대중교통 운행도 덩달아 지연돼 불편이 장기화될 수 있다. 그러나 중학교 이하 입주민 자녀들의 등하교는 불편이 없을 전망이다. 초등학교 4곳, 중학교 3곳이 내년 3월 개교 예정이고, 고교는 기존의 낙생고가 있다.

중소형 입주 예정자들은 중대형과 달리 입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동판교 지역에 입주하는 장창식(37)씨는 “판교는 분당과 붙어 있어 생활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까지 14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서울 근교에선 가장 쾌적한 신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판교 지역 입주자 김지호(33)씨는 “다른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입주 초기의 혼란은 있겠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판교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공사 판교사업단 최종국 부본부장은 “판교의 녹지율은 38%로 분당(25%)보다 크게 높고, 인구밀도(1㏊에 95명)는 분당(198명)·과천(274명)에 비해 훨씬 낮은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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