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25억 빼돌리고 사라진 강원도청 직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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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청 산하 기관 8급 공무원이 공금 수십억원을 차명계좌로 빼돌리고 외국으로 도피했다. 강원 평창경찰서는 17일 강원도청 산하 감자종자진흥원 회계 담당 공무원 이모(35·8급)씨가 감자 저장창고 신축 공사비 22억7000만원을 차명계좌로 빼돌린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13일 오후 4시37분쯤 도청 자금 담당자로부터 감자 저장창고 신축 공사비 명목(총 사업비 39억원)으로 22억7000만원을 감자종자진흥원 명의의 농협계좌로 입금받아 오후 4시57분쯤 두 명의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이체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출납 담당의 직인(관인)과 실인(사인)을 찍어 지급명령서를 위조, 계좌 이체를 했다. 도청에서 해당 사업소로 배정된 수십억원의 예산이 사라지는 데는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어 14일 오전 8시30분쯤 대한항공 홍콩발 기내에서 두 명의 차명계좌로 빼돌린 22억원 가운데 인터넷 뱅킹을 통해 모두 다섯 개의 차명계좌로 총 4억4700만원을 분산 이체했다고 한다. 이씨는 9월 9일에서 11월 5일 사이에도 모두 11회에 걸쳐 3억170만원의 감자종자진흥원 운영자금을 7명의 차명 계좌로 옮겼다는 것이다. 이씨의 횡령액은 모두 25억여원이 되는 셈이다.

경찰은 이씨가 빼돌린 자금 일부를 찾아 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10여 개의 관련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를 요청했다. 현재 김모씨의 계좌에 18억2280만원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는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총 39억원의 국비를 들여 씨감자 저장 저온창고를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에 건립 중이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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