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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귀족계’ 50억 물린 계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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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 강남 지역의 부유층 모임인 ‘다복회’ 회원 중에는 50억원에 이르는 곗돈을 거래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체포된 계주 윤모(51·여)씨가 경찰에서 직접 작성한 문건(사진)에서 드러났다. 이날 본지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90명 정도의 회원이 곗돈을 탄 뒤 돈을 넣지 않아 300억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문건에는 계원 70여 명의 명단과 돈의 액수 등이 함께 적혀 있었다. 명단에 적힌 대부분의 계원들이 수억원대의 곗돈을 거래했다. 10억원 이상의 돈을 거래한 회원도 8명에 달한다. 그중 최고 액수는 50억원이다.

이날 결성된 다복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계주 윤씨가 경찰에서 돈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며 적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현재까지 파악된 (정확한) 인원은 90명 정도로 금액은 240억원으로 확인됐으나 회수 가능한 금액은 200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20여 명의 회원에 대한 인적사항은 윤씨가 기록하지 않았다.


비대위는 회원들을 상대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3명의 공동계주와 계주 가족, 일가친척, 계 모집책, 바람잡이 등의 인적사항 및 의심 이유’ ‘다복회에 돈을 갚아야 할 계원들의 인적사항’ ‘계주가 다복회 돈으로 사적으로 투자하거나 사용한 행위에 대한 정보’ 등 16건 문항을 만들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 회원은 “경찰이 정확한 피해상황을 집계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최대한 빨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정보를 취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계주인 윤씨 외에도 자금을 관리한 또 다른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신격화된 윤씨=계주 윤씨는 다복회에서 ‘신’과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비대위 측 임윤태 변호사는 “계원들은 윤씨가 돈을 벌어 준다고 생각해 감히 연락도 못할 정도로 신처럼 추종했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계원들은 윤씨를 ‘윤 회장’이라고 부르며 생일이 되면 계원 100여 명 이상이 술집에 모여 생일파티를 해주고, 명품백과 옷을 선물로 줬다”고 말했다.

또 윤씨가 현재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고위층 가족들을 내세워 계원들을 모집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 같은 윤씨의 수완으로 강남뿐 아니라 제주도·전라도·부산 등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계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일부 계원은 “피해자 중에는 경찰 고위 간부의 부인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은 이날 “200여 명의 계원들이 윤씨를 상대로 추가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계주 윤씨에 대해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윤씨가 폭행 및 협박을 당했다며 고소한 계원 홍모씨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보한 다복회 계원들의 명단과 윤씨의 은행계좌에 대한 입출금 기록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화·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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