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 주 매케인이 모두 가져가도 오바마가 대통령 당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오바마 우세=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예상 선거인단 확보에서도 매케인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오바마는 최소 278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132명에 그친 매케인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에서 당선 확정선 270명을 웃돈 것이다. 두 후보가 경합하는 주들의 선거인단(128명)을 매케인이 모두 가져간다고 해도 오바마가 승리하게 된다.


매케인 지지자들조차 매케인의 패배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2000년 대선 때 매케인의 수석 선거전략가였던 존 위버는 “매케인이 승리하기를 원하지만 조직 동원 능력이나 산술적 계산으로 봐도 매케인이 승리할 확률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3일 전했다. 그는 “매케인이 승리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있느냐”는 질문에 “정직하게 말하면 없다”고 단언했다.

◆매케인 막판 추격=매케인 진영은 승리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프랭크 도나텔리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부의장은 “여론조사는 민주당원을 과다 반영하고 공화당원을 과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매케인 승리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매케인이 승리하기 위해선 먼저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와 오차 범위 이내로 경합하는 플로리다·오하이오·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미주리·인디애나에서 이겨야 한다. 여기에 오바마가 10%포인트 안팎으로 앞서는 펜실베이니아를 뺏거나 콜로라도·네바다 등 두 곳을 차지해야 한다. 매케인은 경합하거나 심지어 크게 뒤지고 있는 주들을 모두 이겨야 하는 반면 오바마는 이들 중 한 곳에서만 이겨도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매케인이 선거 막판에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 등 7개 경합 주를 분주히 돌아다닌 것도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오바마는 매케인의 지역구인 애리조나에서도 TV 광고를 내보내며 이곳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애리조나는 매케인이 49.3%로 오바마(45.8%)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미 여론조사기관 조그비의 설립자인 존 조그비는 “오바마의 우위가 변함없는 것을 보면 큰 표 차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기 투표, 오바마 앞서=역대 최고 수준의 조기 투표에서도 오바마가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바마 지지 성향의 젊은 층이나 흑인들이 적극적으로 조기 투표한 데 따른 것이다. 전체 50개 주 중 35개 주에서 조기 투표가 실시됐는데 3000만 명가량이 미리 투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오하이오나 플로리다 등 경합 주의 조기 투표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오하이오 일부 지역에서는 조기 투표하기 위해 6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상·하원도 민주당 압승 예상=이날 대선과 함께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와 주지사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전체(100석)의 3분의 1가량인 35석을 새로 선출하는 상원의원(6년 임기) 선거에서 민주당은 3석 추가는 확실하고, 5개 지역에서도 우세해 60석에 육박하는 승리를 거둘 전망이다. 민주당은 현재 상원에서 49석을 갖고 있는데 무소속 2석의 지원을 받아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의원(2년 임기)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의석수를 늘릴 전망이다. 2년 전 선거에서 31석을 늘려 하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이번에 25~30석을 늘려 다수당 지위를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홍 기자

[2008 美 대선]
▶오바마 초반 기세…美 첫 흑인대통령 '카운트다운'

▶"오바마 파티 티켓 주면 섹스 제공" 난리

▶"오바마에 줄 대라" 홍정욱-송영길에 기대

▶美 대선 요지경…'총이 없어 못판다'

▶美배우 팀 로빈스, 투표하러 왔다가 '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