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가을철 심해지는 탈모, 남성 호르몬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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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갈수록 함께 깊어가는 고민이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만큼 푸석푸석해진 머릿결, 추풍낙엽처럼 빠져나가는 머리카락, 서리 앉은 것처럼 삐어져 나오는 새치.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가을은 모발의 수난기입니다. “어떻게 관리해야할까요?” 중앙일보 패밀리리포터 20명이 피부과 전문의와 미용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글=이에스더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문답으로 알아본 건강한 모발 가꾸기

Q. 가을이 되면 유난히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가을은 ‘탈모의 계절’이라 부를 만큼 머리카락이 평상시에 비해 약 1.5~2배가량 많이 빠진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일시적인 증가.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계절이 바뀌는 가을에는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것이 모발이 자라는 기간을 단축하고 모낭의 크기도 줄어들게 만든다. 가을철의 건조함 역시 두피의 각질층을 두껍게 만들어 탈모를 촉진한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탈모의 진행은 생활습관만 바꾸어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파마나 염색을 너무 자주 하지 말고, 왁스·스프레이 등을 사용했을 때는 자기 전에 반드시 머리를 감는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잘 말려준다. 머리가 젖은 채로 오랜 시간 방치하면 두피가 건조해 질 수 있고 세균 감염의 기회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두피에 비듬이나 염증이 생기면 탈모를 촉진하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받는다.

Q. 건강한 상태라도 매일 어느 정도의 머리는 빠지는 것이라는데, 가을철 일시적으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과 탈모증은 어떻게 구분하나?

정상적인 경우에도 하루에 100개 정도의 머리카락은 빠져나간다. 모발이 가늘어지고 파마가 예전처럼 잘 되지 않는다면 탈모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갑자기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비듬이 많아지는 증상은 탈모증의 첫 신호다. 특히 마른 비듬이 아닌 진 비듬일 경우에는 지루성 피부염을 동반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모근에 힘을 주는 셀프 마사지법도 있다. 하루에 한번 3분만 시간을 내서 따라해 보자. 어깨와 목덜미의 뻐근함이 사라지도록 목뼈부터 머리 위까지 양손 끝으로 꼭꼭 눌러준다. 그 다음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두피 전체를 튕기듯이 눌러준다. 주먹을 가볍게 쥔 상태로 머리 전체를 가볍게 두드려준다.

Q. 머리숱 없는 부위를 가려주는 부분 가발이나 모자를 자주 쓰면 탈모를 더 진행시킨다는데 사실인가?

사실이다. 가발이나 모자를 쓰면 두피에 공기 순환이 잘 안 되고 땀 분비가 많아지는데 이때 머리를 잘 감아주지 않으면 두피가 약해진다. 결과적으로 머리카락이 더 쉽게 빠질 수 있다.

그래서 헬멧이나 모자를 항상 써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탈모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운동 선수 중에 대머리가 많은 이유 또한 땀과 관계가 있다.

Q. 날씨가 건조한 가을·겨울에는 머리카락이 쉽게 엉키고 정전기가 일어나는데 어떻게 방지하나?

모발이 마른 상태에서 아침 저녁으로 50회 정도 빗어주면 한결 좋아진다. 빗은 나무 재질로 끝이 둥근 것을 사용해 가볍게 빗는다. 꾸준하게 빗질을 해주면 모발 영양 공급을 도와주므로 머리카락이 엉키거나 푸석푸석해 지는 것을 막는다. 또 이틀에 한번 정도 샴푸 다음에 모발 트리트먼트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머리를 감은 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심하게 문지르면 정전기와 머리카락 엉킴이 심해진다. 타월 사이에 머리카락을 넣어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리듯 말려준다.

Q. 흔히 머리 길이가 30㎝ 이상으로 길면 머리 끝까지 영양이 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머리를 기르면 끝이 갈라지고 끊어지는 일이 많아진다. 맞는 말인가?

머리끝이 갈라지고 끊어지는 것은 강한 자극(자외선, 염색·파마약, 열기 등)으로 모발의 큐티클층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한 번 파괴된 큐티클층은 회복이 어려우므로 손상된 부분 2㎝ 위에서 커트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머리카락은 보통 1달에 1㎝ 정도 자라며 머리카락 끝 부분까지 영양이 공급되는 생장(生長)기는 2~6년이다. 24~72㎝ 사이에 있는 머리카락은 생장기다. 따라서 30㎝가 넘어도 머리 끝까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만 머리카락 끝 부분의 경우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어 드라이어나 염색 등에 영향을 받아 손상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뿐이다.

Q. 20~30대 젊은층도 새치가 생기는데 이유가 뭘까?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나?

40세 이전에 생기는 흰머리는 유전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정신적 스트레스가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해 모근에 영양공급이 차단돼 생기기도 한다. 또 갑상선 등 내분비계통에 병이 있거나 백반증, 골다공증 등이 있는 경우에도 머리가 센다. 특히 머리 일부분에 흰머리가 집중적으로 날 때는 특정 질병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흰머리는 유전이나 스트레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예방법이 없다. 하지만 두피마사지를 자주 해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어느 정도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손가락 안쪽 부분으로 머리카락 밑부분 두피를 누르듯 마사지해준다. 아침, 저녁 하루 2회씩 해준다.

Q. 새치가 나는 것은 뽑지 말아야 하나? 머리 나는 횟수가 정해져 있어서 함부로 뽑으면 나중엔 염색할 머리도 남아나지 않는다는데?

새치는 모근에서 멜라닌 세포가 사라져서 생기는 것이므로 새치를 뽑아도 같은 자리에 다시 자란다. 때문에 새치를 뽑는다고 해서 그 자리에 머리카락이 나지 않거나 새치가 더 많이 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새치가 심하다고 무조건 뽑기보다는 병원을 찾아 건강을 체크해보도록 하자. 새치는 자연적, 유전적인 원인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질병이 있거나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을 때도 생기기 때문이다.

Q. 요즘엔 나이보다 어리게 보이는 동안뿐만 아니라 젊고 건강한 머릿결이 대세라고 하는데, 클리닉이나 미용실에 가지 않고 집에서 ‘동모발’을 가꿀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건강한 머릿결을 가꾸는데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두피에 남아있는 죽은 각질과 과잉 분비된 피지를 닦아내는 두피 스케일링이다. 우유를 이용해 집에서도 간단하게 두피 스케일링을 할 수 있다. 두피의 신진대사를 도와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여 윤기 있게 만든다.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체온만큼 데운 우유로 두피를 3분 정도 마사지해준다. 상처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손톱이 아닌 손가락 안쪽 지문 부분으로 가볍게 마사지한다. 미지근한 물로 헹군 뒤 다시 한번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우유 찌꺼기가 두피에 남으면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깨끗하게 헹구어 준다.

Q. 밤에 머리 감는 것이 좋다는데 맞는 말인가? 올바른 머리감기 방법이 궁금하다.

하루 종일 두피에 쌓인 먼지와 피지를 닦아내기 위해 아침보다는 밤에 머리 감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을 때는 두피가 지성이면 손으로 만졌을 때 따뜻한 느낌이 드는 37도 정도, 건성이면 조금 더 차가운 30도 정도의 물로 한다. 동전 크기만큼의 샴푸를 짜 두피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게 지문을 이용해 뒤쪽부터 앞부분까지 마사지 하듯 원을 그려 샴푸한다. 샴푸 시간은 2~3분 정도가 적당하고, 기능성 샴푸의 경우 3~5분 정도로 마사지 한 후 헹궈주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은 뒤에는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낸 뒤 시원한 바람으로 완전히 말려준다.

도움말 주신 곳=이가자헤어비스, 차앤박피부과 모발이식클리닉
촬영협조=이가자헤어비스 청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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