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일생’ 중국 증시 … 바닥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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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는 살아날 것인가.

올림픽 이후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중국 증시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18일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조치를 내놓은 데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공적 자금 투입 소식에 19일 중국 증시는 강하게 반등했다. 선전과 상하이 양대 증시에서 2000여 개에 이르는 종목이 모두 상한가까지 뛰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9.45%, 선전성분지수는 9%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 상승폭은 2001년 10월 23일 9.86% 이후 최대 기록이다. 이날 중국 증시에 유입된 자금은 347억 위안(5조2000억원)에 달했다. 증시 주변에 포진한 매수 대기자금도 126억 위안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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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조치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주식을 사고 팔 때 양쪽에 물리던 거래세를 매도자에게만 물려 사실상 50% 깎아 줬다. 국유은행 주식을 관리하는 회금공사를 동원해 공상·중국·건설은행 주식을 사들이도록 했고, 국유자산관리위원회는 국영기업 주식의 주가를 떠받치도록 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기업이 배당을 많이 늘리도록 배당에 대한 세금을 깎아주는 조치가 거론된다. 이번 조치로 중국 증시가 반등 국면에 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낙관론에 선 쪽에선 중국 정부가 증시 추락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의사 표시를 한 만큼 바닥은 확인했다고 본다. 톈샹(天相) 투자고문의 분석가인 추옌잉(仇彦英)은 기술적인 측면으로도 2300까지는 무난하고 2500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소비와 투자가 여전히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여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메릴린치는 “세계 경기의 침체에도 중국은 급격한 경기 침체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0월 6124에서 고점을 찍은 이후 70% 가까이 추락했다. A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당시 44배에서 17배로 추락했고, 일부 주식은 0.6배까지 떨어졌다. 현재 A주의 주가수익비율은 1996년 1월 19일 상하이종합지수가 512를 기록할 당시와 비슷하다. 당시도 17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광다(光大)증권 리캉런(李康認) 연구소장은 “중국 정부가 내놓은 증시 부양조치는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됐다”며 “다만 실현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회금공사가 은행주를 매입한다면 언제, 얼마나 매입할지 불확실하며 매입 후 얼마나 오래 갖고 있을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수급의 발목을 잡고 있는 비유통주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비유통주가 물량 압박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다시 묶으면 비유통주 개혁 자체가 무위로 돌아갈 수 있어 중국 정부로서도 진퇴양난이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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