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요양원, 걸어 나갔다…소변줄 할머니 ‘고추장 기적’

  • 카드 발행 일시2024.06.20

요양보호사의 눈물·콧물 가득한 24시를 들여다봅니다. ‘요양원’은 흔히 죽기 전에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건강을 되찾아 퇴소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필자인 이은주 요양보호사도 8년간 일하면서 기적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 비밀은 '고추장'에 있었습니다. 죽음이 드리웠던 한 어르신의 놀라운 회복 스토리를 만나보세요.

김은숙 어르신(가명·79)에겐 꿈이 있었다.
마음대로 시장에 가고
친구들과 막걸리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는 꿈.

일러스트=이유미 디자이너

일러스트=이유미 디자이너

어르신은 휠체어를 타고 요양원에 입소했다.
요양원에 처음 오면 위축되기 마련이지만
김은숙 어르신은 유난히 적응을 못 했다.

소변줄을 하고 있었는데
세상을 다 산 사람처럼 무기력했다.
식사도 거부하고
말을 걸어도 묵묵부답이었다.

이대로 돌아가시는 걸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르신에겐 딸이 있었다.
하지만 딸의 얼굴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생계 때문에 지방 출장이 잦아 사실상 혼자 생활했다.

건강한 편이었지만
요실금에 걸린 뒤로는 집에서만 생활하며
방문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혼자 있다 보니 끼니도 자주 거르게 됐다.

한번 기력이 쇠하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는 게 노년이다.  
어르신의 얼굴에 죽음이 드리우고 있었다. 

어르신의 고독했을 하루가 딱해서 눈물이 나왔다.
나는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다.
어르신의 회복에 온 힘을 기울여보기로 했다.

우선 먹는 것부터 난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