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북한 김정일 만날 용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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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전(한국시간) 워싱턴DC 북쪽 메릴랜드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공동 언론회동을 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의 전용 탈것에는 모두 1호를 뜻하는 ‘원(one)’이 들어간다. 전용 비행기는 에어포스원, 전용 헬기는 마린원(위 큰사진)으로 불리며 심지어 골프카트 조차 ‘골프카트원’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20일(이하 한국시간) 한·미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캠프 데이비드 헬기장에서 공동 언론회동을 했다. 언론회동(Press Availability)은 기자회견(Press Conference)보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로 회담 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이다. 두 정상의 복장도 캐주얼 정장이었다. 두 정상은 부시 대통령-이명박 대통령의 순으로 모두발언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다음은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요지.

◇모두발언

▶부시 대통령=“회담은 양국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한반도에 현재 수준의 미군을 유지하는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은 대외군사판매(FMS) 지위를 격상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다른 동맹과 같은 기술 접근을 요구했는데 나는 강력하게 지지한다. 비자 면제 프로그램 양해각서 체결은 중요한 문제다. 한국 국민들이 비자 없이 올해 안에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아주 어려운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린 가슴이 아팠다. 미국산 쇠고기를 개방해 준 것을 감사드린다. 미 의회는 보호주의를 거부해야 한다. 한국과 같은 우방에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올해 안에 비준하도록 하겠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한·미 FTA이고, 의회에 계속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한·미 동맹을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의 가치와 신뢰를 바탕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전략적인 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미 동맹의 미래 비전을 더욱 구체화하고, 다음에 한국을 방문하는 부시 대통령과 구체적인 것을 밝히겠다.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비핵·개방·3000’을 포함한 한국의 대북 정책을 지지했다. 올해 여름 부시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요청했고, 부시 대통령은 로라 여사와 함께 방문키로 했다.”

◇일문일답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생각은.

▶부시 대통령=북한 지도자를 설득해 핵 야심을 버리게 하자는 것이다. 아직까지 신고를 안 한 상태다. 북한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우리 의무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이 대통령=북한은 성실하게 검증을 받아야 하고 6자회담국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북한의 신고는 적당히 넘어갈 수는 없다. 시작되기 전에 너무 많은 의심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를 할 의도가 있다고 보나, 아니면 지연 작전이라고 보나.

▶부시 대통령=어쩌면 지연 작전일 수도 있다. 5개국(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이 단일한 목소리를 낼 것이냐를 시험해 보는 것 같다. 정보를 얻기 어려운 사회와 대처할 때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 6자회담을 통해서만이 돌파구가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북한을 상대로 하는 일엔 인내가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핵 포기가 어렵고 시간이 걸리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부시 대통령에게) 북핵 해결을 전제로 이 대통령,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같이 만날 용의가 있는가.

▶부시 대통령=없다.

캠프 데이비드=최상연 기자,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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