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주요한 발언 때마다 부시 “댓츠 굿” “앱솔루틀리” 연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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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은 정상만찬이 진행됐던 캠프 데이비드 ‘로렐 캐빈’에서 열렸다. 19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부터 1시간20분 동안 진행돼 예정보다 20분 연장됐다. 회담은 당초 오후 11시5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결과 발표문 내용 조율을 위해선 충분한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미국 측 제안에 따라 35분이 앞당겨졌다.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회담장에 등장하자마자 서로 손을 맞잡고 반가워했다.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특히 이 대통령이 “6자회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남북 관계를 진행시킬 것”이라거나 “미국 내 보호주의 확산을 신경 써야 할 것”, “범지구적 문제엔 선진국의 기술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자 부시 대통령은 “댓츠 굿(That’s good·좋다)”, “앱솔루틀리(Absolutely·물론이다), “댓츠 라이트(That’s right·맞다)”를 연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또 회담 곳곳에서 ‘우리는 친구’라는 표현을 누차 강조했다고 한다. 특히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해선 “중국과 일본도 따라 줬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친구를 대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같이 대응하자”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놀랍고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교토의정서는 나쁜 협상이다. 그러나 중요한 과제니까…”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교토의정서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이다.

회담 결과 설명을 위한 언론회동에서도 친근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향해 “별명이 불도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은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라고 한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큰소리로 웃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커다란 도전과 장애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난 이 대통령의 솔직함과 낙관적인 비전을 좋아한다”고 말을 이어 나갔다. 부시 대통령이 미리 “기자회견에서 별명을 언급해도 되느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 컴도저”라고 답했다고 한다.

부시 대통령은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한 한국 내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어제 만찬에서는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이 대통령과) 함께 먹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주한 미군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는 합의를 전하면서 부시 대통령을 향해 즉석에서 “그렇죠?”라고 물었고, 부시 대통령도 “그렇다”고 답변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1박2일 동안 다섯 살 연상인 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리며 대화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캠프 데이비드=최상연 기자,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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