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발표하는 정부조직 개편안 삼총사가 주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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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의 첫 작품, 정부조직법 개편 작업 뒤에는 3인방이 있다. 박재완 인수위 정부혁신·규제개혁 TF 팀장,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 곽승준 기획조정분과위 인수위원이다. 세 사람은 이틀에 한 번꼴로 이명박 당선인과 머리를 맞대고 정부조직 개편 작업에 임했다. 이들은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극도의 보안 속에서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번 모이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다. 박 팀장은 “당선인이 도시락도 데워 드실 정도로 찬 음식을 싫어한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할 정도로 그들은 가까워졌다.

 실무 책임자 격인 박 팀장은 하버드대 정책학 박사로 행정고시(23회) 출신이다. 그의 한 측근은 “박 팀장은 대학 졸업 후 무역회사에 다녔는데 거기서 관공서의 인허가 부조리를 많이 봤다”며 “공직에 들어가 불편부당하게 근무하고 싶어 행시에 도전했다”고 소개했다. 전문 분야가 재무행정·행정개혁이어서 공기업 경영혁신평가단 등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 17대 총선에서 전문 분야를 인정받아 비례대표로 등원한 그는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강재섭 대표 비서실장으로 중립을 지켰다. 하지만 그의 능력을 높이 산 이 당선인이 “이명박 정부의 업무 추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조직 개편 작업을 그에게 맡겼다.

 임태희 비서실장은 행정고시 24회로 정통 재무부 관료 출신이다. 1994년 김영삼 정부에서 정부조직 개편이 논의될 당시 재무부 박병원(현 우리은행지주 회장) 과장 밑 주무 사무관으로 함께 개편안을 마련했다. 그는 96년 옥스퍼드대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정부 개혁에 대해 연구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에게 “정부 개혁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고 했다는 그는 주로 조언을 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곽승준 인수위원은 고려대 교수이면서 이명박 당선인의 최측근 정책 브레인이다. 그는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이 당선인의 정책 자문에 응하면서 조직 개편안을 공부했다고 한다. 인수위가 출범하기 전까지 곳곳에서 모인 10여 개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관리한 사람도 곽 위원이다.

 이들 3인이 속전속결 식으로 주도하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편안 작업은 현재 마무리 단계다. 현행 18부 4처의 정부조직이 14부 2처로 축소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명박 당선인의 최종 결재를 거쳐 16일 공식 발표된다.

신용호 기자

[관련화보]정부 조직개편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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