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D-1] 걸어서 군사분계선 통과…'평화 체제'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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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분단 55년 만에 남측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대통령 전용차량을 타고 육로로 방북한다.

2일 오전 군사분계선 통과 직전 차에서 내려 걸어서 넘어 가는 이벤트를 연출한다. 남북이 대치해 총부리를 겨누는 분단의 상징물인 군사분계선을 한국의 국군통수권자가 평화롭게 걸어서 넘는 장면을 보여 줌으로써 '냉전의 마지막 지대'를 '완전한 평화의 지역'으로 전환하자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파한다는 의도다.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직후에는 간단한 약식 기념행사가 열린다. 노 대통령이 북녘 땅을 처음 밟는 소회를 밝히는 이 자리에는 개성시나 황해북도의 인민위원장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 성사의 북측 주역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나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평양에서 내려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성까지 내려와 영접할 가능성은 낮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공식 환영행사는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가 끝나 평양으로 들어가는 초입인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에서 열린다. 평양 낙랑거리에 있는 이 탑은 7.4 공동성명과 북한의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 전 민족 대단결 10대 강령 등 조국 통일에 관한 세 가지 공식 문서를 새긴 탑으로 2001년 8월에 완성됐다.

이곳에는 명목상 북한의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은 별도의 장소에서 영접하거나 숙소로 찾아와 노 대통령과 상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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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일행이 묵을 숙소는 백화원 영빈관이다. 2000년 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도 이곳에서 묵었고 2002년 방북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 등 북한을 찾는 귀빈들은 백화원을 숙소로 사용하는 게 관례다.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도 이곳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노 대통령은 이날 3대 혁명 전시관의 중공업관을 방문한다. 평양 서북쪽 연못동에 있는 이곳은 3대 혁명(사상.기술.문화) 기념탑과 중공업관, 전자공업관, 농업관 등이 있는 종합 전시장이다.

이튿날인 3일에는 대동강 능라도의 5.1경기장에서 아리랑공연을 관람한다. 권양숙 여사는 이날 한의학 연구기관인 고려의학과학원과 김일성광장에 위치한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 내외의 점심 식사는 평양냉면의 명소인 옥류관으로 예정돼 있으며 저녁에는 우리 측이 주최하는 만찬이 열린다.

마지막 날인 4일 오전 노 대통령은 평양을 벗어나 남포로 향한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은 평양 시내 안에서만 머물렀다. 평양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남포는 평양의 관문으로 불리는 항구 도시다. 이곳에서 북한이 자랑하는 길이 8㎞의 다목적 방조제인 서해갑문을 시찰하고 인근의 통일교, 북한 합작 기업인 평화자동차 남포공장도 방문한다. 노 대통령은 평양으로 돌아와 환송 오찬을 한 뒤 귀로에 개성공단에 들러 근로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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