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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D-1] "북한이 국방장관 방북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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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00년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느꼈을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답답증이 노무현 대통령에겐 별로 없을 것이다. 당시 '은둔의 김정일'은 정보가 적었지만 지금은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정상회담 때 김 전 대통령을 수행했고 최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회담에 관한 얘기를 나눈 이종석(사진) 전 통일부 장관을 30일 인터뷰했다.

-이 전 장관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노 대통령에게 '과외공부'를 해 줬다고 하는데.

"임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의 특징 등 회담 경험을 토대로 생생하게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김 위원장이 우리를 어떻게 볼지, 우리에 대한 기억이 무엇일지에 대한 몇 가지 전략적 요소를 말했다."

-노 대통령이 노련한 김 위원장에게 말릴 것이란 우려가 일각에 있다.

"정상회담엔 정상들의 철학.경험이 총체적으로 동원된다. 노 대통령은 안정적 스타일이다. 일부에선 최근 한.미 정상회담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두 번 거듭 질문한 것을 놓고 '돌발성'을 걱정한다. 이는 김 위원장에게 부시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고, 우리가 그만큼 노력한다는 점도 보여주려는 전략적인 제스처라고 본다."

-김 위원장 스타일은 어떻다고 보나.

"말을 많이 하지만 기본적으로 듣는 스타일이다. 상대방의 말을 5분 만에 끊지 않고 한 시간이라도 듣는다."

-의제 가운데 평화 부분에서는 어떤 내용이 논의될까.

"북핵, 군사적 긴장완화, 평화체제 확립 등 세 가지가 허심탄회하게 논의될 것으로 본다."

-핵 문제가 깊이 거론되겠나.

"핵심 주제가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여덟 차례 회담했고 통화는 더 많이 했다. 미국의 정책 방향과 의지를 잘 안다. 이를 설명하고 또 핵을 포기하고 경제를 회생하는 문제 등에 대한 평소의 생각과 신념도 거론할 것으로 본다."

-평화협정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핵 문제 해결을 촉진하고, 평화협정이 가능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의지를 확인하는 평화선언을 추구하는 게 현실적이다."

-북방한계선(NLL) 해결 방향은.

"1991년 체결된 남북 기본합의서 중 불가침에 관한 부속 합의서엔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계속 협의하되, 합의되기 전엔 기존의 해상 불가침 구역을 지킨다'는 합의가 있다. 이를 남북이 재확인하면 NLL 무력화 없이 서해상의 평화 정착과 공동 어로의 길이 열릴 수 있다."

-국방장관의 회담 수행은 NLL 양보용 아닌가.

"국방장관은 NLL보다 평화 문제가 주요 의제여서 수행하는 것으로 본다. 1차 정상회담 때 북측은 남측 국방장관의 방문을 기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에 대한 판단도 작용했을 것 같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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