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대전의 명물 성심당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대전역 빵집 임대료 연 53억원 … 거위의 배를 가르려고 합니까? 

기차역 빵집 임대표 4억4167만원. 1년 치가 아니라 ‘월세’입니다. 1년에 53억4만원입니다. 역사에 있는 상점 운영권을 가진 공기업 코레일 유통이 대전역 성심당에 제시한 금액입니다. 

성심당은 대전에 있는 인기 빵집이죠. 튀김소보로나 부추빵 드셔본 적 있을 것입니다. 저도 좋아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튀김소보로 ‘튀소’라고 부르더군요. 외근하다 회사에 돌아갔을 때 튀소가 보이면 누군가가 대전 쪽에 출장을 다녀왔음을 짐작하곤 했습니다. 저도 대전에 갈 때마다 빵이 담긴 쇼핑백 들고 왔습니다. 성심당은 대전에만(본점과 지점 총 4곳) 있습니다. 서울에서 살 수가 없으니 여행객이 더욱 몰리고, 늘 줄 서야 했습니다.

예전에는 대전 시내에 있는 가게에 가야 빵을 구할 수 있었는데, 대략 10년 전부터는 대전역에서 살 수가 있게 됐죠. 여간 편해진 게 아니었습니다. 대전역 승객들의 절반 정도가 ‘心堂’이라는 상호가 쓰여 있는 종이 가방을 들고 기차에 오릅니다. 가족에게, 동료에게 전할 빵을 들고 가는 훈훈한 풍경이 플랫폼에 펼쳐집니다.

그런데 기차역 성심당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위에서 말한 월세 때문입니다. 성심당 대전역점은 지난 5년간 월세로 매달 약 1억원을 냈습니다. 임대 계약이 최근 만료가 됐는데, 코레일 유통이 제시한 임대료가 연 53억원인 것입니다. 이렇게 된 것은 일차적으로 장사가 잘됐기 때문입니다. 코레일 유통은 ‘수수료율’을 매출액에 곱해 임차료를 정합니다. 수수료율은 매출액에서 ‘종합원가’를 제외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다소 복잡한데요, 성심당의 경우 매출액의 약 17%를 임대료로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심당 대전역점의 월 매출액은 약 26억원이고요. 4억4167만원은 그래서 나온 수치입니다.

성심당은 빵집 자리에 있는 대전역 매장에 대한 공개입찰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월 4억원을 내고 그 자리를 빌리겠다고 나선 이가 없어서 두 차례 입찰이 무산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월 임대료가 3억5300만원으로 내려갔습니다. 성심당은 일단 코레일 유통과 10월까지 임시 임대 계약을 맺고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