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해 소아과 의사 된 간호사, 수술 5번 590g 아기 살렸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5.02

장이산은 생후 39개월의 씩씩한 사내아이다. 온갖 위기를 이겨낸 대단한 아이다. 23주 2일 만에 태어난, 590g 미숙아의 흔적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아이다. 이산에게는 엄마가 둘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려낸 엄마들이다. 친엄마는 김재인(37)씨, 양엄마는 삼성서울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의 양미선(40) 소아청소년과 교수다.

26일 오후 1시 삼성서울병원 회의실에 들어선 양 교수가 “이산아”라고 부르며 볼을 만졌다. 김씨는 “이산아 양엄마 알지?”라고 말한다. 양 교수의 성이 양씨이기도 하지만 양 교수는 이산이를 살리고 키운 양엄마와 다름없다. 김씨는 인터넷 블로그에 기적 같은 스토리를 싣고 있다.

23주 이른둥이 장이산군이 엄마 김재인씨(왼쪽), 삼성서울병원 양미선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병원 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 교수는 이산이를 살리고 키운 양엄마로 불린다. 김경록 기자

23주 이른둥이 장이산군이 엄마 김재인씨(왼쪽), 삼성서울병원 양미선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병원 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 교수는 이산이를 살리고 키운 양엄마로 불린다. 김경록 기자

갑작스러운 양수 조기 파열 

‘이게 무슨 상황이지?’
2020년 12월 30일 액체가 흘러 김씨의 레깅스가 젖고 바닥이 축축해졌다. 양수 조기 파열이었다. 임신 21주 6일 차에 벌어진 일이다. 동네 의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나왔다.

“양수가 거의 없습니다. 아기가 너무 어려서 살기 어렵습니다.”(의사)
“방법이 아예 없나요.”(김씨)
“없어요. 기다리셔야 돼요.”(의사)
“뭘요?”(김씨)
“아기가 유산될 때까지요.”(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