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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검증 청문회' 중앙일보 자문단이 평가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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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떳떳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국민이 떳떳하다고 믿도록 설득해야 한다."

19일 한나라당 빅2(이명박.박근혜)의 검증청문회를 지켜본 이우근 전 서울행정법원장이 한 발언이다. 필리핀의 막사이사이 대통령이 동생의 사업권을 취소시킨 일화를 전하면서다.

그는 "지도자는 합법성에 신뢰성까지 갖춰야 한다"며 "청문회 질의 답변에서 전체적으로 그 부분이 약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검증청문회 분석자문단인 연세대 황상민(심리학) 교수, 원광디지털대 주선희(얼굴경영학) 교수도 "의혹만 제기되고 해소는 덜 된 청문회"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검증청문위원단을 향해 "후보들에게 풍문을 전하며 해명하도록 요구한 건 적절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우근=이 후보와 관련된 풍문을 전하면서 의혹을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후보는 서초동 땅을 '스톡옵션 성격'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임금투쟁 등이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최고경영자(CEO)에게 그런 천문학적인 액수를 준다는 게 온당하냐는 윤리차원의 문제제기가 있었어야 했다. 질문이 없더라도 이 후보 스스로 답했어야 한다고 본다.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소유 의혹에 대해 '제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거나 '자신들 회사여서 악착같이 키웠다'는 상식 차원의 답변을 한 것도 문제다.

박 후보에 대해선 문답 자체가 전반적으로 부실한 측면이 있다. 박 후보는 몇몇 쟁점에서 핵심을 우회하고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육영재단 의혹에 대해 '공익재단이어서 감사를 받아 함부로 유용을 못 한다'고 한 건 원칙과 공식의 문제일 뿐이다. 증여세는 증여를 한 사람이 아닌 받은 사람이 내야 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경남기업의 성북동 자택 건에 대해 '문제 없다'는 인식은 안이하다.

▶황상민=이 후보는 일반인의 상식에 맞춰 답변을 준비했고, 나름대로 잘 전달했다. 초반엔 당당하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대응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애를 많이 쓴 듯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정성이 잘 느껴지진 않았다. 네거티브의 희생자라고 강조하지만 공감할지 의문이다. 의혹이나 재산이 많다는 걸 국민에게 알려준 계기가 된 점은 부담일 것이다.

박 후보는 침착하고 일관된 어조와 논조를 보여줬다. 최태민 목사와 관련해선 씁쓸함과 당혹감이 배어 있었다. 평소보다 에너지가 떨어지고 특유의 카리스마가 덜 드러났다. 가끔 구태의연한 모습도 보였다. 박 후보가 박정희.육영수 두 사람의 딸이란 것을 전 국민에게 확실히 알려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주선희=이 후보는 자신의 위장전입을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와 비교할 때 '맹모는 합법적으로 하고 저는 규정을 어겼다. 부끄럽다'고 했는데 진솔한 모습이었다. 그동안 날카로웠던 이 후보가 점차 원만하게 단련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박 후보는 여전히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최태민 목사와 관련한 질문에선 눈 움직임이 잦았다. 중요한 사안으로 자각한 듯했다. 보통 사람은 불편한 질문에 고개를 숙인다. 박 후보는 상대방 눈을 쳐다보면서 얘기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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