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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태풍」속의 돛단배격” 고사/민주 「보선공천 고민」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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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정길·노무현씨 당권유에 “펄쩍”/“민자는 뛰는데 신발끈도 못맸다”
경기 광명 등 보선지역 세곳의 선거일이 오는 23일로 확정된 1일 현재 민주당은 공천자를 못내고 있다.
민자당은 벌써 공천자를 확정,표밭을 누비도록 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아직 한곳도 공천자를 못내 김영삼 개혁장풍에 밀리는 야당상을 한껏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이같은 공천진통은 당에서 「공천주기」를 희망하는 김정길·노무현 전혁진최고위원이 한사코 고사하기 때문.
31일 10여시간에 걸친 최고위원회에서 최고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당선가능성이 있는 광명에 보다 확실한 인물을 내보내야 한다』며 김정길 전최고의 공천을 집중거론했다. 이에 이기택대표가 김 전최고를 불러 의사를 타진했다. 김정길 전최고는 이자리에서 『지난 대선과 전당대회과정에서 낙선하더라도 부산을 지키겠다』고 한 「명분」을 강조하며 이 대표에게 출마고사의 뜻을 전달했다.
부산출신의 40대 차세대기수들로 꼽히는 노무현·김정길씨는 그렇다고 부산 두곳의 보선에 나갈 생각도 없다. 당의 희망과는 상반된다.
김 전최고는 1일 자신의 공천문제가 자꾸 거론되자 기자실에 들러 『김영삼대통령의 개혁태풍에 큰 파도가 밀려오는 판에 돛단배를 타고 파도를 넘으라는 격』이라며 부산출마조차도 의사가 없음을 확언.
김 전최고는 『지금 부산은 김 대통령이 잘해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도 확실히 밀어주자는 분위기』라며 『대선때 김대중후보를 지지한 나를 혼내주겠다는 판에 부산출마는 바로 호랑이굴에 뛰어드는 일』이라며 당선가능성이 전무함을 강조.
노무현최고위원도 최근 동래갑에 대한 여론조사결과 당선가능성이 「전무」했던점을 지적하며 『3등할 부산출마는 사람 잡는 일』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당지도부로서는 부산출신인 이기택대표가 당의 「얼굴」이 된데다 『부산에도 야당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의외의 바람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즉 부산에서 30%이상의 득표만 올릴 경우 낙선했더라도 차후 단체장선거,96년 총선에서의 「선전」에 대한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판단.
이같은 바람을 일으켜줄 「지명도」와 「능력」을 갖춘 인물로 김·노 전현직최고위원이 적격이나 이들의 고사로 지도부의 「고민」이 증폭되고 있다.
반면 김·노 전현직최고위원으로서는 「YS개혁드라이브」로 판세가 기울어진 마당에 지역구를 옮기면서까지 「정치적 생명」을 거는 도박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따라서 『2명중 1명은 꼭 부산에 출마시키겠다』(이 대표)는 지도부의지가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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