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ㆍ미ㆍ일 신뢰 바탕 협상력 키우고…중국엔 열린 자세를" [중앙포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세션1:미·중 패권 다툼의 미래

‘미·중 패권 경쟁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29일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연사들이 강연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이재승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주재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이용진 맥킨지코리아 시니어파트너,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장진영·김종호 기자

‘미·중 패권 경쟁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29일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연사들이 강연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이재승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주재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이용진 맥킨지코리아 시니어파트너,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장진영·김종호 기자

“우리 스스로 강해지고, 부족한 부분은 동맹으로 채우고, 우호국들과의 국제연대를 통해 한국이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유지하는 틀을 만들 수 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29일 ‘2023 중앙포럼’에서 “이제 ‘평상시대로(business as usual)’ 하는 게 아니라 ‘평상시와는 전혀 다르게(business as unusual)’ 대처해야 하는 때가 됐다”며 이처럼 말했다. 포럼 첫 번째 세션 ‘미·중 패권 다툼의 미래’ 첫 연사로 나선 박 원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 속 한국 외교의 나아갈 방향은’을 주제로 한국이 맞닥뜨린 도전과 기회를 설명했다.

박 원장은 우선 북핵 문제마저 미·중 경쟁에 빠져들고 있다며 “북·중·러 간 적대적 연합이 이뤄지며 우리에 대한 안보 위협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첨단기술 영역에서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움직임에 동참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원장은 “우리에게는 미국과의 탄탄한 동맹과 첨단 분야에서 앞서가는 기업들이 있다”며 기회 역시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이어 ▶자주 ▶동맹 ▶연대를 통한 안보 확립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힘만으로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해졌고, 부족한 정찰·감시·탐지 능력 등은 동맹을 통해 강화하고 있다”면서다.

뒤이어 연사로 나선 이재승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은 “미·중 경쟁의 균형점은 매번 바뀌고, 이렇게 바뀌는 균형점을 매번 쫓아가거나 따라갈 수는 없다”며 “미·중 경쟁 속 갈등의 추세를 관찰해 소위 ‘균형점’ 위에 서 있겠다는 건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중 경쟁의 양상 변화에 맞춰 때때로 전략을 수정하는 대신 가치와 원칙을 기반으로 스스로 균형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이 원장은 외교의 ‘나침반’과 ‘안전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원장은 “나침반은 방향을 제시해주지만, 결국 움직이는 건 우리의 몫”이라며 “움직이기 전 동맹 간 신뢰를 바탕으로 레버리지(협상력)를 키우고, 중국에는 개방성과 보완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안전핀은 경쟁의 구도·강도 변화에 따른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라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에 이어 동맹의 개념을 확대해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더 많은 우방국과 ‘범동맹’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며 우방과의 연합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주재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저자세 외교를 탈피해야 한다”며 대중 전략 재설계를 주문했다. 주 교수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에는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협력 국가이며, 중국 시장의 가치가 영구적이라는 세 가지 환상이 생겼다”며 “그러나 우리의 환상과 달리 중국은 북한의 안보 위협을 ‘정당하고 합리적’이라며 두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공세적인 대외 전략을 ‘식탐’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어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에 대해 ‘당당한 외교’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일부 형성된 것 역시 경계했다. 주 교수는 “글로벌 협업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에 더는 경제 보복을 가할 수 없다”고 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