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팩플] “데이터 남으면 돈으로 받는다” 토스 알뜰폰 대해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핀테크 유니콘 토스가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했다. 금융 서비스 혁신에 도전한 토스는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 흔들 수 있을까. 2400만명이 쓰는 토스 플랫폼과 알뜰폰 사업이 얼마나 시너지를 낼 것인지도 주목된다.

무슨 일이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의 자회사 토스모바일은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금융사업자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국민은행의 KB리브엠에 이어 두 번째. 알뜰폰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ㆍ알뜰폰 사업자)가 기간망사업자(MNOㆍ통신 3사)의 통신망을 저렴한 도매가에 빌려 와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서비스다.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1263만명. 이통통신 가입자 6명 중 1명(16.7%)이 알뜰폰을 쓴다. 2019년 775만명에 그쳤던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제로 통신3사 이용자들을 빠르게 흡수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게 중요한 이유  

① 알뜰폰 핵심 2030세대 : 토스모바일에 따르면 17만명의 사전 신청자 중 20대가 40%, 30대가 28%를 차지했다. 신청자 10명 중 약 7명이 2030인 셈.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선호하는 2030세대는 금융 앱 토스의 주요 이용자층이기도 하다.

② 데이터 페이백 전략 : 토스모바일은 데이터를 다 쓰지 않은 경우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토스포인트로 되돌려준다. 100GB 상품 가입 후 월 사용량이 10GB미만이면 1만원, 70GB 미만이면 2000원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식이다. 잔여 데이터에 따라 최대 1만원을 돌려 받을 수 있다. 또 요금을 토스페이로 결제할 경우 토스포인트 5000원을 준다. 적립포인트는 무신사, 배달의민족, 교보문고 등 7000여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다 못쓰면 소멸하는 ‘전통의 멤버십 포인트’ 대신 데이터와 캐시백을 연동해 현금성 혜택에 집중했다.

토스모바일 제공

토스모바일 제공

③ 도전받는 통신3사 : 토스모바일 사전신청자 중 73%는 이동통신사업자(MNO) 가입자로 나타났다. 기존 알뜰폰 이용자들보다 통신3사 가입자들이 토스 알뜰폰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3사 자회사 5곳의 점유율은 50.8%(2021년 기준). 금융앱 토스와의 연계 서비스나 페이백 혜택에 이용자들이 반응할 경우, 알뜰폰 시장에서도 토스발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토스 알뜰폰 vs 기존 알뜰폰, 요금제는?

토스가 내놓은 건 4종의 LTE 요금제. 제공 데이터에 따라 7GB(월 2만4800원), 15GB(3만5800원), 71GB(5만4800원), 100GB(5만9800원)로 구성됐다. 토스는 출시 기념으로 3개월간 요금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7GB와 15GB는 매달 1만원 씩, 71GB와 100GB는 월 2만원 씩 3개월 간 할인된다. 기본 데이터가 소진되면 요금제에 따라 1~5Mbps 속도로 데이터가 무제한 제공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가격 경쟁력, 글쎄: 알뜰폰 요금제 비교서비스 모요에 따르면, 7GB 데이터 요금제는 평균 1만원 대로 토스모바일(2만4800원)보다 저렴하다. 토스의 100GB 요금제(5만9800원)도 기존 알뜰폰 사업자인 LG헬로모바일의 5G 스탠다드 유심 150GB(월 4만9900원), KT스카이라이프 100GB(월 3만9600원) 등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은 아니다. 토스모바일 관계자는 “가격 경쟁보다는 서비스 품질을 올려 알뜰폰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통신3사와 쟁탈전 벌이나: 토스모바일은 기존 통신 사업자들이 취급하지 않던 구간을 신설했다. 통신 3사(MNO) 요금제가 15GB 이하 혹은 100GB 이상에 편중된 점에 착안해 71GB 요금제를 선보인 것. 기존 알뜰폰 고객보다 통신 3사 가입자들이 토스를 통해 알뜰폰으로 옮겨오길 기대하고 있다.

토스모바일 측은 “기존 알뜰폰 사업자의 한계로 지적된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모회사인 토스의 보안 가이드라인에 맞춰 강화했다. 알뜰폰 업계 최초로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해 불편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삼성전자 스토어에 진열된 S22 시리즈. [연합뉴스]

서울 시내 삼성전자 스토어에 진열된 S22 시리즈. [연합뉴스]

업계 반응은

토스모바일이 나흘간 모은 17만명은 KB 알뜰폰이 2년간 확보한 가입자보다 더 많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은행이나 대기업들이 요금 출혈 경쟁으로 가입자를 모은 것과는 달라 보인다”면서도 “토스모바일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페이백을 일종의 보조금처럼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토스모바일의 등장으로 금융사들의 알뜰폰 눈치 작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업체들과 제휴 요금제를 출시했다. KB와 토스처럼 다른 금융사도 적극적으로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1300만명을 돌파한 알뜰폰 가입자 수는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