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휘슬에 주저앉은 수퍼스타들

8강에서 크로아티아에 패한 뒤 눈물 흘리는 브라질의 수퍼스타 네이마르. [AP=연합뉴스]

‘수퍼 스타’ 네이마르(30·브라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라스트 댄스’를 멈췄다. 월드컵 트로피를 끝내 품에 안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퇴장했다.

브라질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2-4로 졌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브라질이 2회 연속 월드컵 8강 무대에서 주저앉았다.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는 제 몫을 했다. 0-0으로 맞선 연장 전반 16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의 A매치 통산 77번째 골. ‘축구 황제’ 펠레가 보유한 역대 브라질 선수 A매치 최다 득점 기록과 51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연장 후반 크로아티아의 브루노 페트코비치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선 1번과 4번 키커가 실축하면서 승부차기에 강한 크로아티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네이마르는 탈락이 확정되자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펑펑 눈물을 흘렸다.

네이마르는 경기 후 “끔찍한 기분이다. 지난 월드컵에서 탈락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지 않다”며 “이 순간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또 “국가대표로 향하는 문을 닫지는 않겠지만, 내가 (다음 월드컵에) 돌아올 거라고 100% 보장하기도 어렵다. 나와 대표팀을 위해 무엇이 옳은 결정인지 더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모로코와의 8강전에서 골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는 포르투갈의 호날두. [신화통신=연합뉴스]

브라질에 이어 포르투갈 역시 11일 모로코와의 8강전에서 0-1로 졌다. 볼 점유율과 슈팅 수 등에서 앞섰지만, 한 골도 넣지 못해 16년 만의 4강 문턱에서 아쉽게 돌아섰다. 반면 모로코는 역대 아프리카 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날 후반 6분 교체 선수로 출전한 호날두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라커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4년 뒤 월드컵 때 41세가 되는 호날두에게 이번 대회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호날두는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소속 팀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갈등을 빚어 결별했다. 대표팀에서도 감독·동료와 불화설이 불거져 곤욕을 치렀다. 조별리그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인 탓에 16강전과 8강전에서 모두 벤치를 지키다 교체 멤버로 출전했다. 호날두에게는 소득 없이 잃은 것만 많은 카타르월드컵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