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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네이마르·호날두…통곡의 8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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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카타르월드컵 8강에서 프랑스에 패한 뒤, 하늘을 향해 탄식하는 잉글랜드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 1-2로 뒤진 후반 39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으나 실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월드컵 8강에서 프랑스에 패한 뒤, 하늘을 향해 탄식하는 잉글랜드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 1-2로 뒤진 후반 39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으나 실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29·토트넘)이 고개를 숙였다. 라이벌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잉글랜드는 1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프랑스에 1-2로 졌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56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던 잉글랜드는 4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프랑스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다. 전반 17분 앙투안 그리에즈만(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내준 땅볼 패스를 받은 오렐리앵 추아메니(22·레알 마드리드)가 오른발로 강하게 때렸다. 추아메니의 발끝을 떠난 공은 낮고 빠르게 날아가 잉글랜드 골대 왼쪽 구석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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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후반 11분 부카요 사카(21·아스널)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당연히 케인이었다. 케인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만 무려 16개의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소속 팀 토트넘에서도 전담 키커다. 손흥민이 득점왕을 다툰 지난 시즌에도 페널티킥을 도맡았다.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케인은 그동안 리그와 대표팀에서 통산 68번 PK를 시도하여 58번을 성공(85.3%)했다. 일반적으로 페널티킥의 성공률은 70%를 조금 넘는 걸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케인은 토트넘 동료인 프랑스 수문장 위고 요리스(36)의 방어를 뚫어냈다. 왼쪽 골대 상단으로 강하게 차 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 두 번째 골이자 통산 A매치 53번째 득점포였다. 케인은 잉글랜드 역대 최다득점자 웨인 루니(37)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다시 달아났다. 후반 33분 그리즈만의 왼발 크로스를 올리비에 지루(36·AC밀란)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공격적인 선수들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 39분 기회가 왔다. 메이슨 마운트(23·첼시)가 박스 안으로 침투하다 테오 에르난데스(25·AC밀란)에게 밀려 넘어졌고, 비디오 판독을 통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번에도 키커는 케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케인이 강하게 찬 공은 크로스바 상단을 넘어갔다. 잉글랜드는 추가시간까지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만회 골을 넣지 못했다.

경기 뒤 케인은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자신 때문에 팀이 패배했다는 자책감 때문이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조던 픽포드가 위로했고, 프랑스 골키퍼 요리스도 케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등을 두드렸다.

케인은 “정말 힘든 밤이다. 나도 팀도 처참하다. 페널티킥을 놓친 책임감을 느낀다. 첫 번째 페널티킥도, 두 번째도 자신감이 있었는데 원하는 대로 마무리를 못했다. 아픔이 크지만, 내가 평생 안고 살아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잉글랜드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루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고개를 들어, 해리”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다. 루니는 또 “케인이 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 그는 곧 기록을 깨게 될 것이다. 이보다 더 나은 선수가 나오기 힘들다”고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케인이 없었다면, 잉글랜드는 결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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